日 자민당 총재 선거 9파전…혼전 속 '합종연횡' 변수

기사등록 2024/09/11 15:34:45 최종수정 2024/09/11 16:52:24

외무상도 오늘 출마 선언…이시바·고이즈미 2强, 다카이치 1中 양상

고이즈미, 최연소 총재 등극 관심…후보 난립, 파벌 해체 후 첫 선거 '혼전'

[서울=뉴시스]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전 환경상이 지난 8일 요코하마시 사쿠라기초역 앞에서 가두 연설하고 있다. 사진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 공식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 갈무리. 2024.09.11. <사진캡처=@shinjirokoiz>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의 당총재 선거는 사실상 9파전이 될 전망이다.

11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에 진입하기 위해 맹추격하는 2강1중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자는 9명이다.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상, 이시바 전 간사장, 고노 다로(61) 디지털상,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68) 간사장, 고이즈미 전 환경상,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가토 가쓰노부(68) 전 관방장관에 이어 선거 고시를 하루 앞둔 11일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상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목표로 하고 있던 노다 세이코(63) 전 총무상은 당 내에서 추천인 확보가 쉽지 않아 입후보를 단념했고, 사이토 겐(65) 경제산업상도 출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다 전 총무상은 당총재 도전 대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굳혔으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요미우리는 "총재 선거 후보자는 입후보에 추천인이 필요하게 된 1972년 이후로 최다였던 5명을 큰폭으로 웃돌아, 9명 이상으로 싸움이 되는 구도가 된다"고 짚었다.

정치자금 모금행사인 파티 비자금 사건 이후로 자민당 안팎에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지만 관록을 중시하는 일본 정치의 특성상 당총재 선거에 도전하는 청년 주자로는 43세로 최연소 후보로 점쳐지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40대 후반의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 단 2명 뿐이다.

70대 후보로는 가미카와 외무상이 유일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포함한 6명은 60대 후보다.

자민당은 12일 총재 선거 고시를 시작으로 TV 토론 등을 개최한다. 27일 투표에서는 자민당의 국회의원 367명, 당원·당우(당을 후원하는 정치단체 회원)가 367명 등 총 734표 중 최다 득표자가 총재로 선출된다. 고시일부터 투표일 전날까지 선거 기간은 15일이 됐다. 현 자민당 총재 선거 규정이 마련된 1995년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020년 9월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9.11.
다만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는 1, 2위 후보만을 대상으로 한 2차 투표가 실시된다. 2차 투표는 국회의원 367명과 도도부현련(지역별 시도당) 47곳이 각 1표씩 행사해 총 414표로 새로운 총재를 결정한다. 10명 가까운 후보자가 난립하는 만큼 2차 투표에서 최종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총재 선거에 10명 가까운 후보자가 난립하는 만큼 각종 프레임 대결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역대 최연소 총리에 등극할 것인가다. 역대 자민당 총재의 당선 당시 평균 나이는 63.8세로, 총 27명 중 60대 14명, 70대 6명, 50대 7명이었다. 자민당의 역대 최연소 총재는 2006년 당시 51세였던 아베 신조였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여론의 인기가 높은 40대 고이즈미 전 환경상 지지를 공식 표명했고, 지난 번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줬던 킹메이커 아소 다로 부총재도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도 출마 선언문에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개혁"일 만큼 당 혁신을 내세운 총재론이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치자금 파티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자민당내 파벌이 아소파를 제외하면 모두 해체된 다음 첫 당 총재선거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없이도 한때 99명으로 몸집을 키웠던 거대 파벌 아베파의 당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년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선거전이 어떻게 흘러갈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중 한 명이 결선 투표에 오를 경우 어느 파벌과 연대할 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이 무(無)파벌인 만큼 다른 경쟁후보들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더라도 2차 투표에서 합종연횡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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