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영상 화제
유튜브에선 '이별 브이로그' 잇따라 업로드
결별 이후 극복 과정이나 후폭풍 하소연도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중이에요."
지난 7월20일 유튜브에 올라온 '흔한 이별 브이로그 뭐 그런 거'라는 제목의 영상에 등장한 한 여성(21)은 버스 안에서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3만6600명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 채널의 6분 안팎의 해당 영상에서는 남자친구와 이별을 맞이한 여성의 일상이 담겼다. 며칠간 친구, 가족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마지막 장면에는 그의 오열이 담기는 모습이었다.
"조울증에 걸린 것 같다" "너무 울어서 쌍꺼풀이 (2겹이) 됐다"와 같은 가슴 아픈 심경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으며, '재회 주파수'를 받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돌리려는 나름의 노력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반려동물과 산책에 나서면서 관심을 다른 데 돌리려는 듯한 장면도 있었다.
여느 이별 장면을 보여준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져가면서 이달 11일 오후 기준 113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유튜버는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이별 (극복) '꿀팁'은 없다. 혼자만의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해서 이겨냈다"며 "나가서 하면 (나중에) 집에 오면 더 공허해진다. 그리고 바쁘면 된다"고 전했다. 이별 사유와 관련해선 "서로가 서로한테 상처를 많이 줬다. 너무 많이 싸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소재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과 이별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솔직함이 큰 관심을 받은 요인으로 해석된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남 일 같지 않아서 보러 왔다' '많이 좋아하는 사람하고 헤어져 본 사람들은 안다' '저런 감정에 울고 웃고 설레던 때는 다 지나간다' 등 동정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이별 과정 속에서 간간이 드러낸 재미 요소에 '너무 웃기고 귀엽다' '우울해져서 보러 왔다' '울려고 일부러 찍는 건가'라는 댓글도 나왔다.
이처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연인 사이에 벌어진 이별도 영상 콘텐츠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가까운 지인들을 만나 '속앓이'를 하고 극복해 나가던 과정들을, 이제는 자신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꾸밈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 일반인을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다.
사랑과 이별은 누구나 관심을 갖는 소재이기 때문에 콘텐츠의 주목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이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격려와 응원으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채널 외에도 유튜브에서는 '이별 브이로그' 영상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대성통곡을 하며 자신의 감정을 보이거나, 저마다의 결별 소식 및 사유를 공유한 뒤 일상을 담아내는 식이다.
올해 6월 초 수백일간의 연애가 끝이 났다고 알린 또 다른 유튜브 채널 A는 "그냥 기록용으로 이별 브이로그,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궁금해서 영상을 찍는다. 이별한 지 30분도 안 됐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또 "처음 찍었지만 오늘이 끝이다. 제가 이별했을 때 직후에 어떻게 우는지 영상을 많이 봤다"며 "저 자신한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 이후도 오늘처럼 조금씩 생각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유튜브 채널 B에서도 같은 해 7월 자신과 친구들의 이별 직후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내 사람 한 명만 곁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별로 어려운 아닌 것 같은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이 외에도 올해 1월부터 10개 이상의 이별 브이로그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유튜버 등 다양한 채널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이 유튜브 채널에 처음 올라온 영상은 현재 110만회가 넘게 조회됐다.
'폭식'과 같은 후폭풍을 겪고 있다거나, 다이어트와 소개팅 등 근황을 이어가며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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