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미외교 현장' 주미대한제국공사관, 美 국가사적지 됐다

기사등록 2024/09/11 09:57:25
[서울=뉴시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미국 국가사적지로 공식 등재됐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으로부터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국가사적지는 미국 국가사적보존법에 따라 등재되는 지구(District), 건물(Building), 구조물(Structure), 사물(Object)로서 역사적 중요성이나 예술적 가치에 따라 등재된다.

이번 등재는 지난 7월25일 워싱턴 DC 주관 공청회, 8월7일 미 연방정부 관보 게시를 통해 미국 국가사적지 등재가 예고된 후 8월22일까지 국립공원관리청 의견수렴을 거쳐 이뤄졌다.

이로써 주미공사관은 미국 연방 문화유산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서울=뉴시스]주미대한제국공사관 1층 객당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국가사적지로서 주미공사관 공식 지정 명칭은 '옛 대한제국공사관(Old Korean Legation)'이다.

워싱턴 DC에 설치된 한미외교 현장으로 미국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장소라는 점이 건물의 핵심 가치로 인정됐다. 

건물 내외부에 원형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 국가유산청 주도 하에 진행된 복원 및 새 단장 공사를 통해 역사적 공간으로 재현한 점 등도 인정됐다.

1877년 개인저택으로 건립된 현 주미공사관 건물은 1889년 2월부터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길 때까지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의 재외공관으로 운영됐다.

당시 서양국가에 설치된 최초 재외공관이었던 이 건물은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 근대화 중요 거점 역할을 했다.

이후 일본이 강제 매입해 1910년 미국인에게 매도한 뒤 그 소유권을 잃게 됐다. 지난 2012년 10월 국가유산청이 주미공사관을 매입하면서 소유권을 되찾았다.

국가유산청은 건물 매입 후 5년간 자료조사와 복원, 새 단장 공사를 통해 주미공사관의 역사적 가치를 추가로 밝혀냈다.

19세기 워싱턴 DC에 설치된 30여 개국 재외공관 가운데 당시 원형을 간직한 현존 유일의 건축물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뉴시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식당 입구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역사전시관으로 개관한 주미공사관 1·2층은 각종 문헌과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한 복원과 재현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3층은 한미관계사 관련 전시패널과 영상자료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건물 매입 전 주차장이던 외부공간은 꽃담, 불로문(不老門), 박석(薄石) 등을 조성해 한국 정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주미공사관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증했다는 점에서, 미국 내 한국 관련 건물로서 미국 연방정부의 국가사적지가 된 것은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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