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해 석유화학 제품 만든다

기사등록 2024/09/09 17:11:59

화학연, 추가 수소화 과정 불필요한 촉매·반응기 개발

열분해유 100% 활용, 경질 올레핀 수율도 27% 향상

[대전=뉴시스] 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 기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촉매 분해 기술 모식도.(사진=화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온에서 열분해해 얻는 '열분해유'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도경·박용기 박사팀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사용해 플라스틱 원료인 경질 올레핀을 친환경·경제적으로 생산하는 촉매와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은 환경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달성에도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22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폐기물 재활용 유형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추가했고 산업부도 석유화학공정 원료로 석유만 허용하던 규정을 2024년 7월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도 허용토록 변경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나프타 분해공정(NCC)의 원료(나프타) 대신 쓰이며 플라스틱 원료인 경질 올레핀을 만들 수 있으나 석유 원료인 나프타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물성 차이로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나프타 탄소 수와 열분해유는 탄소 수가 서로 달라 열분해유의 약 20%만 나프타 분해 공정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열분해유에는 나프타 분해 공정의 원료로 부적합한 다량의 올레핀과 다양한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고온·고압의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화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공정과정서 85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이번에 연구팀은 기존에 확보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 기반 나프타 촉매 분해 기술을 고도화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에 특화된 촉매를 개발하고 반응 조건 최적화를 통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존에 개발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 기반 나프타 촉매 분해 기술을 발전시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분해에 특화된 촉매를 개발하고 반응 조건 최적화를 이뤄내 상용화에 가까워 졌다"고 설명했다.

새 기술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추가 수소화 과정 없이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기존 나프타 대비 더욱 높은 경질 올레핀 수율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이 만든 파일럿 규모의 촉매와 반응기를 사용해 검증한 결과, 기존 나프타 분해 공정보다 170℃ 낮은 680℃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투입해도 경질 올레핀 수율이 나프타를 사용할 때(34.6%) 보다 27% 향상(44.1%)되는 게 입증됐다.

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시간당 1㎏씩 24시간 연속 투입해도 성능이 유지돼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실용화를 목표로 촉매공정의 스케일업 연구 및 경제·환경성에 대한 상세 평가 등 후속연구를 진행, 2030년 실증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공정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 화학회 지속가능한 화학 및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IF=7.9)'에 지난달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성과는 세계적으로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의 대체 기술로, 기존 기술에 비해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국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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