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8월 부산비엔날레, 9월 광주비엔날레에 이어 제주비엔날레가 11월 시작된다.
9일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종후)은 서울에서 제주비엔날레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회 제주비엔날레 출품작을 첫 공개했다.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화두는 '표류'다.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을 타이틀로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를 고찰하며,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를 모색한다.
14개국 40명(팀)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부지현, 고길천, 신형섭, 한승구 등이, 해외 작가로는 롤롤롤(대만), 후잉 오레·완 오스만(싱가포르), 판록 술랍(말레이시아), 우틴 찬사타부트(태국), 투라지 카메네자데(이란) 등이 참가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인도네시아 작가 아구스 누르 아말(Agus Nur Amal)과 태국 작가 자크라왈 닐탐롱(Jakrawal Nilthamrong)의 작품이 공개됐다.
아구스의 ‘트리탕투(Tritangtu 2022)’는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지역의 전통 농경 공동체 마을의 우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독일 카셀 지역에서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15(Documenta fifteen 2022)'에도 출품된 바 있다.
작가는 이번 행사에 제주의 신화(영등굿, 우물고사 등), 전통과 접목된 새로운 사물극(object theater) 워크숍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트리탕투’와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영화와 현대미술을 넘나드는 태국의 예술영화 감독 자크라왈 닐탐롱은 ‘리좀(Rhizome 2023)’을 선보인다. 물로 이뤄진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아픈 여자와 함께 뗏목에서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다. 영상은 균류의 마이크로 영역에서 출발해 신화적 서사(젖소)를 거쳐 대양을 떠도는 인공섬의 문명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양쿠라 작가의 작품 준비 과정도 공개됐다. 한국에서 표류돼 대마도에서 발견된 해양 쓰레기로 설치미술을 제작하는 양쿠라 작가는 인간 중심의 생태와 환경 문제를 환기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성찰을 제시한다.
이종후 총감독은 “이번 전시는 자연, 종교, 문화, 정치 등 제주도를 형성한 다양한 요소들이 어떻게 국제적 맥락과 우연과 필연의 경계에서 서로 얽히고 설켜 공통점과 독창성, 정체성이 형성되었는지 탐구한다"며 "해외 작가 선정 시 제주로 흐르는 해류 지역의 작가들을 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4회 제주비엔날레는 11월 26일 개막, 내년 2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다섯 개의 공간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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