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도 매체 더힌두,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쿼드 4개국 정상들은 오는 21일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모일 예정이며, 이는 인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원래 계획에서 벗어난 것이다.
최근 결정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곧 사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마지막 정상회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더힌두는 소식통을 인용해 "뉴델리는 올해 인도에서 쿼드 정상회담을 개최할 차례를 놓칠 것"이라고 전하면서 정상회의는 뉴욕에서 개최되거나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는 델라웨어주의 레호보스 비치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열어뒀다. 한 관리에 따르면 델라웨어는 "고려 중인 옵션"이라고 했고, 다른 관리들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선거 캠페인을 감안할 때 장소 선택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지만, 막판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호주 정상 간 조율 끝에 미국에서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델라웨어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이라고 거론하면서 4개국 수뇌 중 바이든과 기시다의 퇴임이 정해져 있어 '송별회'의 의미가 담긴 회의가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인도는 올해 쿼드 의장국으로, 정상회의의 인도 개최는 지난해 히로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다만 이번 달 말 각국 정상이 모이는 유엔 총회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점을 고려, 인도는 그 일정에 맞춰 미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기시다 총리가 퇴임 전 유엔총회 참석 의향을 표명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만큼 그 일정에 맞춰 쿼드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윌밍턴으로의 쿼드 정상회의 개최지 변경은 쿼드 파트너 간의 협의 끝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합의에 따라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해에 정상회담을 주최할 수 있게 됐고, 인도는 이제 2025년에 쿼드 정상회담의를 주최하게 됐다. 이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또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 하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윌밍턴 정상회의는 쿼드가 결성된 지 20주년을 기념하고 코로나19 대응, 신기술, 공급망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쿼드가 인도-태평양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정상회의는 미국 대선 캠페인이 치열한 와중에 열리게 됐다.
더힌두에 따르면 당초 쿼드 정상회의는 올해 1월27일께 열릴 예정이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불참을 표명해 무산됐고, 인도는 2월과 7월에 바이든 대통령에 인도 방문을 요청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선주자로서 경쟁 중이었기 때문에 선거 캠페인을 이유로 후속 제안도 거부했다.
인도의 총선으로 인해 쿼드 정상회의 일정 조율은 6월까지 연기됐고, 9월은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당총재 선거가 마지막 주에 열려 기시다 총리의 참석도 불투명했다.
인도가 유엔총회와 별도로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할 날짜를 좁히기 시작하자, 호주의 앨버니지 총리가 국내 정치적 일정을 이유로 인도를 방문할 수 없다고 전해오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호주의 선거는 2025년 5월에 예정돼 있지만 정부가 일련의 개혁, 이민 및 주택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실시될 수도 있다.
결국 모디 총리가 지난달 26일 앨버니지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쿼드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재고하도록 설득했다. 기시다 총리도 오는 27일 예정된 자민당 선거를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에 쿼드 정상회의와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한 만큼 쿼드 정상회의는 별도 일정을 잡기 보다는 유엔총회와 맞물려 미국에서 여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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