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서 10명 가까운 후보 나올 듯
곽노현, 강민정 前의원 선대위원장 세워
김용서, 現교사노조 위원장…조직력 장점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다음 달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교육계 진보성향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3일 기준 진보 진영에서만 10명 가까운 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교육계에서는 진보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강신만 서울교육청 혁신미래교육추진위원장 등이 3강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추진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오는 4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마감한다. 추진위는 이달 중순까지 단일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한 달 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유세 기간이 상당히 짧다. 단일화 과정까지 생각하면 후보들이 이름을 알릴 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기존 인지도가 높거나 동원 가능한 조직이 있는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곽노현 전 교육감은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는 후보다. 그는 지난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 직선 2대 교육감을 지내며 인지도를 쌓았다.
선거대책위원회 면면도 눈에 띈다.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략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강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곽 전 교육감은 혁신교육을 처음 시작한 인물"이라며 "보궐선거기 때문에 인수위도 없이 바로 업무에 돌입한다. 교육청을 가장 안정적으로, 취임과 동시에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곽 전 교육감으로서는 과거의 불명예를 상쇄할 기회다. 그는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 1년 판결을 받고 2012년 중도 낙마했다. 곽 전 교육감 측 관계자는 "10년 전 보수 정부의 정치적 탄압을 받은 게 바로 곽 전 교육감"이라며 "조희연 전 교육감도 결국 정치적 피해자 아닌가. 모두의 설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서 위원장은 조직 운영이 용이한 후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현직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의 조직을 어떤 후보가 따라갈 수 있겠냐"며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이초 교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도 김 위원장은 앞장서 교육계의 여론을 수렴하고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진보 진영은 '시민 선거인단의 투표·전화 여론조사·배심원단 의견' 등을 반영해 단일 후보를 추대해 왔다. 관건은 각 항목을 어떤 비율로 합산하느냐다. 시민 선거인단 투표 반영률이 높을수록 김 위원장에게 상당히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신만 위원장은 2022년 선거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과 단일화를 했던 인물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을 지낸 그는 조 전 교육감과 단일화한 후 선거 캠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일했다.
한편 이날 진보 진영의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진보 진영 후보들은 일탈 없이 추진위를 통한 진보 후보 단일화 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추석 전까지 단일화를 끝내야 여유 있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며 "룰 갈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소요 시간이 최소화되길 바란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추진위는 6일께 경선 규칙을 정한 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