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단식 중단…"의대 증원, 국민이 멈춰달라" 호소

기사등록 2024/09/02 11:55:50

임현택 회장, 의료 정상화 대국민 호소문 발표

"무리한 정책 멈추고 의료제도 개선 논의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의대증원 저지를 촉구하며 6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사진 = 대한의사협회 제공) 2024.08.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단식 투쟁 중단을 선언했다. 의대 증원 추진을 멈추고 의료계와 의료제도 개선을 논의할 것을 정부에 요구해 달라고 국민을 향해 호소했다.

임 회장은 2일 '의료 정상화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지난 26일부터 정부의 근거 없는 2천명 의대정원 증원으로 초래된 의료사태 해결을 대통령과 국회에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29일 정부의 충격적인 의료상황 인식으로 의료체제 붕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회는 전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8일 간호법을 졸속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값싸고 질 좋은 의료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고 일부 문제들을 개선하자고 의료계가 수도 없이 호소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은 결과 사회는 풍전등화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7개월째 이 문제로 불편을 끼쳐드려 환자들과 가족들, 사태를 염려하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단식을 마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을 수 있도록 14만 의사들의 힘을 모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임 회장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 엿새째인 지난 31일 급격한 건강 악화로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의협에 따르면 폭염 속에서 극심한 탈수 증상과 어지러움을 겪었고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은 물론 부정맥 증상이 악화했다. 급기야 의식까지 저하됐다.

임 회장은 "국민들께서 이 사태를 멈춰달라"면서 "정부가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적대시하는 우리나라 의료는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어 할 정도로 훌륭하고, 저렴한 가격에 치료율이 높은 세계적인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체제도 개선할 문제는 있지만, 현재의 우수함을 지켜 나가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그런데 지금 이 정부가 이 좋은 의료를 함부로 망가뜨리고 일방적으로 의료개혁을 강행해 2월 전에는 없었던 의료대란을 국민들께서 겪고 계신다"고 했다.

의대생 집단 유급 또는 휴학으로 내년에는 기존의 두 배가 넘는 의대생이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해 맞춤형·소규모 교육이 불가피한 의대의 특성상 의학 교육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임 회장은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이 정부 계획대로 되면 3000여 명 가르치던 의대들은 아무 준비 없이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해 의대교육 파탄은 피할 수 없다"면서 "또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과 전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아 혼란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차분히 논의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들께서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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