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 신청 했지만 검찰서 '반려'
경찰, 가해 고교생 부모에 연락해 입건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 여교사의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피해 교사들이 직접 증거를 수집해 피의자 학생을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고등학생 A군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제작 및 반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군은 최근 딥페이크 기술로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여교사 2명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한 뒤 SNS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피해 여교사 2명은 남동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당시 "엑스(X·옛 트위터)의 공조가 필요해 수개월 이상 수사가 길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해당 설명을 들은 피해 교사들은 수사가 늦어져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할 것을 우려, SNS에 유포된 사진을 분석해 특정 교실에서 촬영된 사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사진 구도 등을 토대로 A군을 피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범행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A군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반려했다. A군이 피의자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은 피해자들의 피해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미성년자인 A군의 부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았다.
경찰은 A군이 텔레그램을 통해 영상물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하고,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 당하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A군의 부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연락을 취했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경위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