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성명…"의대 증원 정책은 근원부터 잘못돼"
"학사 일정 자체가 망가져…무엇 위해 등록금 내나"
"증원 회의록 감추는 교육부의 대화 제의는 기만"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 학생회 단체가 2학기 등록금 납부 거부를 공식화하며, 증원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26일 오후 "교육부는 이미 붕괴해버린 의학교육 현장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라"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의대협은 전국 40개 의대 학생회 대표들의 모임이다.
교육부와 대학들은 의대생들이 복귀하면 보충수업, I(미완)학점 등 학사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유급을 면하게 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의대생들을 위해 2학기 등록금 납기도 미룰 방침이다.
그러나 의대협은 "오히려 한국 의학교육 체계를 후퇴시키는 '후진화 방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마냥 학생들의 복귀를 위치는 것은 외양간을 다 부숴 놓고 돌아오라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사 일정 자체가 망가졌는데, 어떻게 수업을 듣고자 복귀하며 무엇을 위해 등록금을 납부하겠나"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보건복지위 연석 청문회에서 교육부의 '의대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 회의록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의대협은 "증원 결정과 배분의 근거는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한 자료"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화하자고 하는 것은 의대 학생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의대생 수업 거부 사태를 풀기 위해 의대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두고 다시 거부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협은 "심사도 없고 근거도 없이 결정된 2000명 증원과 배정 등의 절차적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이 정책은 절차 이전의 근원부터 잘못됐다"고 증원 백지화를 비롯한 8대 대정부 요구안을 받아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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