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동자 16m 아래로 추락사…전북 건설사대표 중처법 '유죄'(종합)

기사등록 2024/08/21 15:13:13 최종수정 2024/08/21 17:54:53

법 시행 이후 2년여만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 전주지방법원 신청사 모습.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노동자 추락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건 발생 1년 5개월여만에 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로 전북에서 2년여만의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전북에서의 첫 중대재해처벌법 판결이자 첫 유죄판결 사례다. 향후 있을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판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주지법 형사제7단독(판사 한지숙)은 21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도내 건설사 대표 A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해당 건설 법인에 대해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치사) 혐의를 받는 현장소장 B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안전관리자 C씨에 대해서는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함께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전주의 한 사옥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설 노동자 D(71)씨가 추락해 숨진 것과 관련해 추락방지망을 설치하지 않는 등 노동자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D씨는 벽체 평탄화 작업을 위해 이동식 비계(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게 설치하는 임시 가설물)에 올라가다가 16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안전 관련 법령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사업장 종사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안전 관리 시스템 미비로 반복되는 중대 산업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에게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도 보인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했고 사고 발생 후에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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