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은행장 첫 간담회…"왜 비판받는지 고민해야"(종합)

기사등록 2024/08/20 11:39:13 최종수정 2024/08/20 13:22:53

금융위원장, 은행장에…"민생 어려울 때 상생의지 충분히 전달했나"

가계부채 관리 강화…수도권에 스트레스DSR 금리 1.2%p로 상향

소상공인 부채 관리, 내부통제 강화, 은행권 혁신도 당부

[서울=뉴시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홍 이주혜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첫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의 사회적 역할 부족을 지적하고 가계부채, 소상공인 부채,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를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금융안정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은행의 역할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은행권에서 제기되는 여러 사회적 논란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은 우리 금융산업의 중심으로서 높은 건전성을 유지해 왔다"며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민생 안정에 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은행 고수익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권에 충분한 경쟁이 있는지, 은행이 일반 기업과 같이 치열하게 혁신을 해왔는지, 민생이 어려울 때 은행이 상생의지를 충분히 전달했는지 등 비판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들은 금리인상 등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누린다는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수백억원 규모의 횡령과 부당대출도 발생해 국민에 대한 은행권 신뢰는 갈수록 떨어지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국내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당부사항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이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은행권 자율적으로 상환능력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 체계를 갖춰달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다음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하되,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 대신 1.2%포인트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다음 달부터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은행 내부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이런 산출 결과를 기반으로 은행별 DSR 관리계획을 수립·이행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필요시 DSR 적용범위를 확대하거나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접근방식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금융권과 협력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새출발기금 등의 조치를 취해 왔지만 소상공인 부채가 우리 경제뿐 아니라 은행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차주의 상환여건을 가장 잘 아는 은행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은행권의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접근방식을 '차주 상환능력을 고려한 부채관리'를 시스템으로 내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도 설파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은 항상 신뢰의 정점에 있어야 함에도 최근 은행의 신뢰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환골탈태한다는 심정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내년 1월 시행되는 책무구조도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던 은행 등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성장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은행권이 예대마진과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전통적 영업모델을 탈피하고, 디지털·데이터 경제로의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어 가는데 진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은행권의 혁신 노력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걷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은행들도 소상공인 지원, 은행권 혁신 필요성에 공감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게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은행이 먼저 소비자를 위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은행에도 우호적인 제도와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꾸준히 논의돼 왔던 은행의 업무범위 개선이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국민경제와 소비자 관점에서 다시 논의한다면 최근 망분리 혁신과 같은 좋은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소상공인 지원 현황을 공유하면서도 앞으로도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장들은 혁신적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 비금융회사 지분취득 규제완화, 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허용 등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에 규제개선을 요청했다. 특히 지방은행 은행장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과 지방은행 간 협업 촉진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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