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리 위주 '먹사니즘' 정책 내세워 중도 표심 공략
당은 특검·국조·청문회 몰아치며 대정부 투쟁 고삐
민생·공세 사이에서 균형 관건…'정쟁 프레임'은 우려
'개딸'로 불리는 열혈 지지층을 등에 업은 이 대표는 전당대회 전부터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아무런 이변 없이 결승점에 도착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 혹은 징검다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2기 지도부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최종 목표인 정권 탈환을 위해 중도 표심을 공략하는 민생·경제 정책 추진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는 강경한 대여 투쟁을 동시에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투 트랙' 집권 플랜이다.
이 대표는 출마 선언 때부터 '먹사니즘'을 기치로 내걸며 유능한 수권정당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당권보다 대권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 전당대회 출마 선언문이 대권 도전 선언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며 "경제가 곧 민생이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사회와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가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명 2기 체제'는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권 주자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민주당의 수권정당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이 대표의 정책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당내 조직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박찬대 원내대표는 '중산층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조세·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 연구회'와 '대전환시대 성장포럼'을 설립하며 이재명표 정책 연구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가 최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등 세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연구회가 향후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시 친명계 박주민 의원은 이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인 '기본사회'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단체 기본사회포럼을 출범시켰다. 이 후보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를 총망라한 기본사회 개념의 조직적 토대를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권을 견제하는 야당으로서 대여 투쟁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기 체제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강성 친명 성향의 최고위원들로 채워지며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강경 지도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은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2특검(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4국정조사(해병대원 순직 은폐 의혹·서울 양평 고속도로 특혜·방송 장악·동해 유전 개발 의혹)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장 연쇄 탄핵, 청문회 등을 휘몰아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22대 국회가 두 달 넘게 성과 없이 '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재표결 부결'로 이어지는 쳇바퀴 정쟁 정국이 반복되고 있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질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채상병 특검과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먹사니즘과 대정부 투쟁 사이에서 지도부가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민생을 외치더라도 당 차원에서 특검과 국정조사를 대대적으로 몰아붙이면 '민생보다 정쟁에 몰두한다'는 프레임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 문제는 정쟁과 분리해 접근할 것이지만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국민에 필요한 민생 정책에는 협력하되 윤 정권 실정에는 강하게 투쟁해 국정 기조 변화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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