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50도"…조선소 현장 직원 폭염 해결법은[이열치열 중후장대①]

기사등록 2024/08/18 10:00:00 최종수정 2024/08/18 10:30:52

밀린 수주에 종일 야외 작업…온열질환 취약

점심시간 최대 1시간 연장하고 보양식 마련

냉수기·제빙기에 쿨링 재킷까지…근로여건 개선

[서울=뉴시스]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왼쪽)이 울산 본사 직원들에게 혹서기 극복을 위해 시원한 커피를 나눠주며 격려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2024.08.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조선사들이 혹서기를 맞아 종일 야외 작업에 임하는 현장 직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온도별로 점심시간을 늘리고, 보양식을 제공하는 한편 쿨링재킷에 제빙기까지 마련하는 등 뙤약볕을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눈길을 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여름철 폭염에 따른 근로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취약시간 작업 조정과 근무환경 개선 방안을 시행 중이다.

한여름 조선소 야드는 달궈진 철판으로 인해 작업자들의 체감 온도가 50도 이상에 이른다. 업계 특성상 하루 종일 야외 작업을 해야 하는 현장 직원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계절로 꼽힌다. 밀려드는 수주에 생산 스케줄이 타이트한 만큼 온열 질환에 더욱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말~8월 초 조선소 문을 닫고 한꺼번에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가장 무더위가 극심한 시기 야외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탓에 아예 사업장 문을 닫고 '셧다운'(전면 휴업)을 실시한 것이다.

최근 여름휴가를 마치고 일제히 조선소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혹서기가 이어지고 있어 사별로 다양한 온열 질환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은 혹서기(7월 10일~8월 31일)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생산부서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연중 매일 온도를 체크해 28℃ 이상인 날에는 20분을 늘리고 있다.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는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를 가동하고 현장 직원들에게는 개별로 '에어쿨링 재킷'과 쿨 스카프를 제공했다.

작업장 곳곳에는 냉수기와 제빙기를 비치하고, 식염 포도당 등을 제공해 충분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보양식 제공, 현장을 찾아가는 커피차 이벤트와 함께 수박, 아이스크림, 얼린 생수 등도 상시 지급해 근로 여건 개선에 힘썼다.

한화오션은 온도별로 점심시간 휴식 시간을 차등 연장하고 있다. 28℃ 이상 시 30분 연장, 31.5℃ 이상 시 1시간 연장해 무더운 여름 휴식 여건을 보장했다.

거제 사업장 내에는 5~9월 5개월 간 각각 650개의 차광막과 300개의 파라솔을 지원해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6~9월 옥외 작업 생산직(직영·협력사 모두)에는 쿨링기와 에어자켓을 지급했으며 1인당 10~20정에 달하는 식염포도장정을 지급해 보건 관리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 2~3회 돈갈비찜, 갈비탕, 장어탕, 닭백숙 등 보양식은 물론 수박, 사과, 야채, 홍삼 주스 등의 과일·음료도 주1회 제공한다. 수분 보충을 위해 거제 사업장 내 제빙기 106대, 정수기 272대를 마련했으며, 사내 매점에서 사용가능한 빙과·음료 쿠폰을 직영과 협력사에 모두 지급했다.

삼성중공업도 앞선 두 회사와 마찬가지로 8.5℃ 이상 시 30분 연장, 32.5℃이상 시 1시간으로 점심시간을 연장한다. 혹서기 기간은 28.5℃ 이상이 된 날부터 120일간 시행한다.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예방과 원활한 작업을 위해 571대의 이동식 에어컨 설치와 개인별로 에어 쿨링 재킷을 지급했으며, 작업장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음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111대의 제빙기를 설치했다.

특히 혹서기인 7~8월에는 삼계탕, 수육 등 다양한 고열량 보양식과 식사 후 임직원들에게 얼린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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