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 난 광복절…광복회장 "망령처럼 살아난 친일사관"

기사등록 2024/08/15 11:08:54 최종수정 2024/08/15 13:24:52

광복회, 창립 이래 최초로 정부 기념식 불참

백범기념관 자체 기념식에 야권인사들 참석

참석자들 '윤석열 탄핵' '대한독립 만세' 연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종찬 광복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에서 최근 독립기념관장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오정우 기자 =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뉴라이트' 논란으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두 개로 나뉘어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1965년 광복회가 창설된 이래 최초다.

이날 독립운동단체연합의 별도 광복절 기념식에는 광복회원 등 450여명이 자리했다. 당초 350명을 초대했으나 정치인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오면서 주최 측 추산 450여명으로 늘었다. 참석자들은 모두 태극기를 손에 들었고, 일부는 개량 한복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도 앞 줄에 앉아 기념식을 지켜봤다.

앞서 광복회는 "경축식 불참 이유가 훼손 될 것을 우려해 정당·정치권 인사는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현장 참석을 막지는 않았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이 모여 독립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4.08.15. chocrystal@newsis.com
이 회장은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망령처럼 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 한다. 독립운동을 폄훼하고 건국절을 들먹이는 이들이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마디만 더 하겠다. 제가 내년에 90살로 이승만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역사를 봐 왔다.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닌 정의의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기념사 이후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의 축사와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의 '1948년 건국절은 식민지배 합법화'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축사 중간 '윤석열 탄핵' '대한독립 만세'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소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정부 공식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부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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