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티메프 판매 피해자 간담회
한 피해기업 대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표현으로 답답함을 호소했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등에 따르면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5인은 지난 14일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티메프 사태' 관련 어려움을 털어놨다.
A사 대표는 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협약프로그램의 높은 대출 금리를 지적했다. 3000억원+알파(α) 규모로 마련된 해당 프로그램은 신보가 보증심사하면 기업은행이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출금리는 3.9∼4.5%, 보증료는 최대 1.0%(3억원 초과)가 적용된다.
A사 대표는 "이 3000억원은 일반 대출과 큰 차이가 없다. 수수료를 일회성이라고 해도 합치면 5%대의 대출"이라면서 "지자체에는 1%대 프로그램도 있다. 이번 지원을 보면서 '민간 기업이니 3%대라도 감지덕지 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과 달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은 금리가 각각 3.40%, 3.51%로 3%대에 그친다. 하지만 중진공 자금 접수는 일찌감치 마감됐고, 소진공 자금은 중소기업이 신청할 수 없다. 결국 중진공 접수를 놓친 중소기업들은 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게 과연 지원인가"라고 말을 이은 A사 대표는 "(티메프 사태가 없었다면) 대출을 안 받아도 되는데 고용을 유지하고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받았다. 지원 다운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이에 오 장관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원래 있었던 예산 항목으로 이자율이 정해져있다. 그런 부분을 뛰어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주먹구구식으로 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과 피해자들이 책정한 미정산 금액의 편차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피해자들은 정산 지연금액 규모가 대출 한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좀 더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A사 대표는 금감원과 자신들이 티몬 프로그램을 통해 산출한 금액의 차이가 700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전달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는데 과연 제대로 줬을지 의문"이라며 "거기서 준 자료를 신뢰해 산출 근거를 내놓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금액차가 있다면 빨리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대출 신청 시 건물과 자가 등기부 등본을 제출해야 하는 절차의 복잡성과 금감원과 소진공·중진공 간 민원 떠넘기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안전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추후 매출 증진 사업이 가능하도록 기획 중"이라는 중기부의 대안 제시엔 "판로 확장은 이미 다들 하고 있다. 연결 자체는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50분 가량 다양한 의견을 접수한 오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의 점검을 통해 일부 불편을 바로 잡겠다고 답한 뒤 "오늘로 끝내지 않고 계속 찾아뵙겠다. 우선 대출부터 빠르게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중기부는 당초 300억원이었던 중진공 긴급경영안정자금을 1000억원까지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신청액이 1330억원에 달하지만, 중기부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접수분을 제외하면 1000억원으로 기접수분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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