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포트홀에 오토바이 '꽈당'…누구 책임일까?[법대로]

기사등록 2024/08/10 09:00:00 최종수정 2024/08/10 09:06:54

사고 운전자, 치료비·수리비 등 서울시에 청구

法 "도로 관리자가 책임…배상 비율은 20%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1번출구 인근 도로에서 어제 발생한 도로 파임(포트홀) 복구가 완료돼 원활한 차량 통행을 보이고 있다. 2024.07.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오토바이를 몰던 30대가 도로에 파인 포트홀을 통과하다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 치료비와 오토바이 수리비 등 손해가 발생한 가운데, 도로 관리자의 책임은 얼마나 있을까. 법원은 20%의 책임을 인정했다.

김모(32)씨는 지난 2020년 8월6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금천구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중 3차로에서 4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다 포트홀을 만났다.

김씨는 포트홀을 통과하며 그대로 균형을 잃고 튕겨 나갔다. 머리와 목,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다리에는 연조직염 등의 상해를 입었다. 김씨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 역시 파손됐다.

김씨는 이 사고로 발생한 병원 치료비와 오토바이 수리비 등을 도로의 관리 책임자인 서울시가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도로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으니 사고로 발생한 비용들과 향후 예상되는 치료비, 입원 기간으로 계산한 일실수입 등 1519만원을 서울시가 대신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윤양지 판사는 지난 6월11일 원고 김씨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윤 판사는 "김씨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포트홀의 크기와 깊이가 도로를 통과하는 차체에 충격을 줄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의 관리자인 서울시는 김씨가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배상 책임의 비율은 20%로 제한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기가 여름철 집중호우 기간이었다는 점, 당시 서울시는 비상근무를 발령하고 도로에 발생한 파손 구간에 틈틈이 조처하고 있었던 점 등이 참작됐다.

또 당시 김씨의 시야에 별다른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도로 형태 역시 직선으로 교통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요인이 없었던 점, 오토바이 운전자는 도로의 포트홀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점 등도 함께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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