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8년 만에 배드민턴 금메달 후 협회 저격
"협회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만 했다"
[파리=뉴시스] 김진엽 기자 =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는 '폭탄 발언'을 한 안세영(삼성생명)이 기자회견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안세영은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
올림픽이 아직 끝나지 않은 까닭에 취재진이 공항을 찾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이날 배드민턴 선수단이 출국하는 현장에는 다수 기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안세영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는 전날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폭탄 발언을 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1위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지난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경사스러운 날이었으나 안세영도 배드민턴협회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들을 만나는 믹스트존에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발언을 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딴 직후 협회와의 갈등을 폭로하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 체육계 최상위기구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도 관련 내용으로 보고를 받았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배드민턴 메달리스트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혼합복식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만 참석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선수촌에서 (안세영) 본인한테 (의사를) 물어봤다고 한다"며 "선수촌장한테 확인해서, 본인이 안 나간다고 해서 그렇게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세영의 말은 해당 내용과 달랐다.
배드민턴협회와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안세영은 "내가 기자회견을 안 나간 것도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나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 의사로 안 나왔다고 했는데, (불참이) 선수 의사가 아니었냐'고 재차 묻자 안세영은 잠시 머뭇거린 뒤 "나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해놓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 가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마쳤다.
김학균 배드민턴 감독은 '안세영과 나눈 이야기가 있냐'는 취재진을 무시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귀국행 비행기를 탄 안세영은 한국시각으로 7일 오후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정이 먼저 끝나 한국으로 돌아간 선수단은 귀국 현장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미디어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왔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야기하겠다고 밝힌 안세영도 귀국 현장에서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추가적인 발언을 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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