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 탄 김정은…北 매체 "인민을 불같이 사랑해"

기사등록 2024/08/06 16:06:41 최종수정 2024/08/06 16:11:11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폭우 피해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4.07.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고무보트를 타고 수해 지역을 돌아보며 압록강 일대를 현지 지도한 일화를 북한 매체가 뒤늦게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인민이여 다 아는가, 위대한 어버이의 헌신을 만단 사연을'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말 침수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자강도 지역을 돌아본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신문은 그가 "아무런 안전대책도 없는 작은 고무단정을 타시고 곳곳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침수지역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피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보고 받았으나 "인민을 너무도 불같이 사랑해 아름다운 생활과 추억이 깃든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인민의 아픔을 자신께서 직접 체감하고 복구 대책을 현지에서 세우기 위해 고무보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이 고무보트를 탈 때 "수면 가까이에 길게 드리워진 전선줄이며 소용돌이와 같은 불의의 위험 요소들과 장애물이 있었다"며 "여기저기 삐죽삐죽 솟은 전봇대와 가로수들로 힘겹게 전진하던 고무 단정이 잔물결에도 금세 뒤집힐 듯 좌우로 위태롭게 흔들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일꾼들은 "금세 눈앞이 새까매지고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아 하늘이 다 보이지 않았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무 단정을 앞으로 전진시키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북한이 해당 일화를 뒤늦게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의 '애민'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날 신문도 "우리 인민은 집과 가산을 다 잃어도 원수님만 계시면 된다고, 그러면 세상에 두려울 것도 부러운 것도 없다고 늘 외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60년 만에 온 가장 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해 강 하류에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섬 지역이 큰 피해를 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소집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서 "용납할 수 없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매체가 침수로 5000여명이 고립됐고 4200여명이 구조됐다고 보도한 점에 비춰 1000명 안팎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직접 고무보트를 타고 신의주시 인근 침수 지역을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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