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는 늙지 않는다"
'2024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첫째 날 미국 볼티모어 출신 하드코어 펑크 밴드 '턴스타일(Turnstile)'이 부린 마법이었다. 해외에선 주름 잡는 펑크 밴드지만, 국내에선 인지도가 다소 낮았다. 펜타포트 헤드라이너로서 무게감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있었다.
턴스타일은 하지만 이날 국내 록 마니아의 눈도장을 단숨에 받으며, 펜타포트 첫날 흥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블랙아웃' '엔드리스' 등 대표곡은 물론 모든 무대가 하이라이트였다.
보컬 브렌던 예이츠는 객석에 다이빙을 하는 등 화려한 쇼맨십을 보여줬고, 드러머 대니얼 팽(Daniel Fang)은 신들린 듯한 드럼 솔로를 비롯 폭발적인 연주력을 과시하며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앞서 남미 투어, 최근 일본 후지록 페스티벌 영상에서 보듯 턴스타일 공연 막판에 관객들과 무대 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 밴드의 전매특하다.
심야에도 30도에 가까운 무더위가 찾아왔지만 관객들은 서로 슬램(SLAM·몸 부딪히기)을 하고 무대 위로 올라갈 때 서로 끌어주고 지탱하면서 '록 페스티벌의 연대'란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록은 이처럼 컴퓨터 앞에서 만든 음악이 아니다. 현장에서 뮤지션과 관객들이 뒤엉킬 때 만들어지는 혼신의 음악이다. 밴드 열풍이 아무리 불어도 이처럼 록은 현장에서 완성이 되는 것이다.
록은 그래서 여름의 음악이자 청춘의 음악이다. "펜타포트는 늙지 않는다." 2017년 솔로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 이후 9년 만에 출연한 밴드 '검엑스'의 이용원이 이날 이렇게 말했다.
헤비메탈 밴드 '램넌츠 오브 더 폴른'의 한낮 공연에 불기둥이 솟구친 이유다. 강렬한 철성 앞에서 관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즐거워했다.
이밖에도 황소윤이 프런트 퍼슨으로 있는 '새소년', 인디 신의 상징이 된 '브로콜리 너마저', 해외에서 인기를 얻다 국내에서도 대세를 확인 중인 '웨이트 투 어스', 국내 마니아층을 구축 중인 일본 밴드 '인디고 라 엔드'도 제몫을 했다.
이날 펜타포트 현장엔 곳곳에 쿨링 버스, 쿨링 의료존 등이 설치돼 있어 무더위를 잠시 비껴나갈 수 있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김치말이국수, 망고빙수는 일찌감치 품절사태가 빚어져 일부에선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교환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펜타포트 두 번째 날인 3일에는 미국 혼성 록 듀어 '화이트 스트라입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잭 화이트, 페스티벌의 강자 '실리카겔', Z세대 로커 한로로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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