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소환, 심문, 조사받을 용의 있다"
'동지' 콜롬비아 대통령도 국내외 감독 촉구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법원에 대선 개표 감사를 청구했다.
31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에 대통령 선거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의 앞에 나를 던진다"며 "소환과 심문,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도 전체 개표 결과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법원은 마두로 정부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판사는 연방 공무원 제청으로 마두로가 장악한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다고 AP는 지적했다.
유력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와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투표 마감 후 각 전자 투표기가 인쇄한 집계 시트의 3분의2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표 자료를 공개하면 마두로가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이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도는 야당이 확보한 개표 결과 지난 28일 실시된 선거에서 곤살레스가 약 620만표, 마두로가 270만표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마두로가 510만표, 곤살레스가 440만표 이상 얻었다고 발표했었다.
마두로는 정부에 대한 음모가 있었고 선거 시스템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이 속한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과 결탁한 선거관리위원회는 과거 선거 때와 같이 인쇄된 투표소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선 대선 불복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11명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국외에서도 상세 개표 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마두로의 동지인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심각한 의구심은 국민들을 심각한 폭력적 양극화로 이끌고 영구적 분열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외 감독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전날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동 성명을 내 자세한 대선 투표 통계와 자료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투표 기록에 대한 독립적 검증 없인 마두로의 선거 승리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적 선거 절차에서와 같이 즉시 제공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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