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러시아 영공 통과 못해 우회항로 이용
정상 항로 이용시 최대 3시간까지 단축
건설기계도 수혜…HD현대는 전쟁 이전 시장 1위
◆우회로 택해 늘어난 비행시간…종전시 '원상복귀'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준 이번주 인천~런던 노선, 인천~파리 노선의 비행 시간은 각각 14시간30분, 11시간 55분이 소요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비교할 때 인천-런던 노선의 경우 왕복 기준 4시간, 인천-파리 노선은 왕복 기준 1시간 45분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영공을 이용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이후 한국 항공사들의 유럽행 항공기는 가장 단거리인 시베리아 항로(TSR)가 아닌 우회 항로로 날고 있다.
그러나 종전처럼 시베리아 항로를 다시 이용할 수 있다면 유럽을 오가는 비행시간은 다시 줄어들 전망이다.
단적으로 티웨이항공은 현재 취항하거나 취항 예정인 인천~자그레브·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러시아 영공을 지나지 못해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특히 인천~자그레브 노선에 투입한 항공기 A330-300는 우회로를 이용할 경우 항속 거리가 부족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항에서 중간 급유 과정까지 거친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 자그레브까지 비행시간은 총 15시간 50분에 달한다.
하지만 종전처럼 최적 루트인 시베리아 항로를 이용하면 중간 급유를 하지 않아도 돼 비행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도 더 편리해지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별로 대략적으로 산출해도 1시간에서 최대 3시간까지 비행시간이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전 이후에 항로 정상화가 이뤄지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항공 노선은 모든 제반 사항들이 안정돼야 다시 재개할 수 있다. 때문에 시베리아 항로를 다시 이용하려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건설기계업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혜' 기대
건설기계 업계도 종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재건사업이 진행될 수 있어서다.
특히 전쟁 종식 후 철도, 도로, 상·하수도 등 국가 기간시설을 재건해야 하는데,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들이 건설기계다.
실제 과거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일본 건설기계 업체들은 재건 수요로 내수 부진을 만회한 바 있다
특히 HD현대그룹 계열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2004년부터 20년 간 건설기계 판매를 이어왔다.
양사는 현지 시장 맞춤형 장비 공급으로 매년 판매를 늘리면서 양사 점유율을 30%까지 높였다. 전쟁 이전에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지켰다.
회사별로는 전쟁 이전 판매량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각각 연평균 150대, 200대 수준이다. 이들 기업의 주유 수출 제품은 굴착기(크롤러, 휠), 휠로더, 백호로더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건설기계 시장도 큰 편이고, 재건 사업이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단 양사의 현지 시장 진출은 양국 상황 등 민감한 현안들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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