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부인, 제3 장소서 첫 檢대면조사 배경·내용은

기사등록 2024/07/21 13:32:58 최종수정 2024/07/21 14:00:52

중요 인사의 경우 과거 호텔서도 조사

검찰 "경호·안전 문제…보안청사 조사"

야권, 특혜 제공 비판도…"꼼수쓴 것"

[성남=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등 미국 안보순방을 마치고 귀국, 성남 서울공항에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환영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7.12.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최서진 기자 =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주말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하면서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백을 수수한 경위, 최 목사가 주장하고 있는 청탁 문제 등을 비롯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경위와 주가 조작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이 김 여사 대면조사를 통해 명품 백 수수와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만큼 김 여사 사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검찰, 경호 문제로 김 여사 제3장소서 조사

검찰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제3의 장소로 불러 조사했다는 입장이다. 현직 대통령의 부인이 검찰 대면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를 특혜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를 거쳐 전날인 20일 당청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에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과거 검찰은 고위직이나 사회적으로 중요 인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경우 검찰청사 외 장소에서 조사하거나, 직접 방문해 조사하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과거에는 제3의 장소에서 하는 경우가 있었다. 호텔로 장소를 정해 조사를 하기도 했다"며 "다만 그런 것이 특혜라고 보일 수 있는 리스크는 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은 관할하고 있는 별도 청사가 없는 만큼 관할지역 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검은 종로구, 중구, 강남구 등을 관할지로 두고 있어 정부의 주요부처 중 경호와 보안이 용이한 장소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중앙지검 관할지가 서울 내 7개 구에 해당한다. 광화문이나 중구 지역 정부청사도 다 중앙지검 관할지"라며 "경호가 용이한 곳을 선정해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출석 과정에서 충돌이 있을 수도 있고, 보안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서로 간 불필요한 것들로 충돌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서로 타협했을 것"이라며 "반드시 검찰청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수사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검찰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실시한 이유에 대해 경호와 안전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검찰의 설명에도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데다,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는 만큼 김 여사 조사를 공개 소환 형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지검장으로 근무했지만, 관할 정부보안 청사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떳떳하다면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서 국민감시를 받아야 했다. 검찰도 진정 국민의 검찰임을 증명하려면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 청사로 소환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도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당하게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특혜를 베푸는 모양이 좋지 않다. 장소까지 바꿔서 하는 경우는 좀 이례적"이라고 했다.

◆명품 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사 집중 조사

대통령 재임 중 영부인이 검찰 대면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이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대통령 재임 기간이 아닌 전 영부인 신분이었다.

검찰은 작년 말에 고발이 들어온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명품백을 전달했다는 최재영 목사, 고발을 한 서울의소리 측, 당시 김 여사와 함께 있었다는 행정관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집중했다.
 
검찰은 명품 백 전달 과정이나 그 목적에 대해 이견들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영 목사 측에서는 명품 백을 전달을 하면서 지인들에 대한 청탁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 측 행정관들은 김 여사가 명품백을 즉시 반환할 것을 지시를 했는데 이것을 잊어버리고 반환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최 목사가 명품백을 건네고 청탁을 했고 그 청탁이 이루어졌느냐가 관건이다. 김 여사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배우자가 공직자이기 때문에 배우자 업무와 관련된 공무 부분에 대한 청탁이 있었다면 뇌물수수 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20년 고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선 김 여사가 두차례 서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은 주가조작이 발생을 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쓰인 내용들이 확인이 된 만큼 김 여사가 이 사실을 알고 개입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건희 여사 측에서 23억여 원에 해당하는 이익을 취득했다. 이에 검찰은 김 여사가 어떻게 투자를 하게 됐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이익을 얻게 된 경위도 따져봤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측에서는 투자를 일임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게 주가조작 사건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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