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대표팀 감독직 수락에 '거짓말쟁이'라 비판
홍명보 감독 "팬들 반응 이해…그분들 감정이 맞을 것"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이 경기에서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뒤 입을 닫아 온 홍 감독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차기 사령탑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음에도 울산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던 터라 팬들의 실망은 더 컸다.
변심한 홍 감독을 원망이라도 하듯 경기장엔 킥오프 전 여름 장맛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홍 감독의 대표팀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홍 감독의 이름을 부르자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또 울산 선수단과 홍 감독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거짓말쟁이 런명보', '명청한 행보', 'K리그 무시하는 KFA(축구협회) 아웃',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등 플래카드를 들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에는 "홍명보 꺼져! 정몽규 꺼져!"라고 외치기도 했다.
평소 터치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하던 홍 감독도 이날은 벤치에 앉아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대신 이경수 수석코치 등이 터치라인에 나와 선수들과 소통했다.
광주전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의 야유는 계속됐다.
홍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이 그라운드를 돌아 서포터스석 쪽으로 향하자 다시 한번 '우~'하는 야유가 나왔다. 홍 감독은 고개 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팬들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분들 감정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2월 울산 지휘봉을 잡고 현장으로 복귀한 홍 감독은 2022년 울산을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난 시즌엔 2연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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