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부통령 시절부터 15년간 개인 주치의
숱한 인지력 논란에도 인지 검사 한 번도 안해
WP, “대통령 건강에 대한 투명 관리 시스템 허점” 지적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는 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인지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백악관의 의사들의 말을 들어 부인해 왔다며 그가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답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의사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2020년 8월 인지 검사를 받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왜 검사를 받아야 하죠?”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인지 검사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부인했다. 세 번의 연례 신체 검사에서도 인지 검사는 없었다. 트럼프와의 토론이 끝난 후 그의 인지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후에도 역시 검사는 받지 않았다.
이 결정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케빈 오코너에 의해 이뤄졌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2009년 바이든의 개인 의사가 된 이후 줄곧 함께 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오코너가 바이든에게 인지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5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인지 능력 검사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바이든은 백악관 의사들의 정기 검진을 받고 있으며 “아무도 내가 그래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괜찮다고 말했다”고 응수했다.
오코너는 58세의 정형외과 의사로 예비역 육군 대령이다. 그는 다른 의사들과 달리 바이든의 연례 건강 검진과 2022년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를 포함해 어느 경우에도 언론 앞에 나타나 질문을 받지 않았다.
그는 WP가 올해 여러 차례 요청한 인터뷰 요청도 거부했다.
바이든의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중얼거리고, 반복적으로 잘못 말하고, 때로는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은 대통령이 단순히 ‘의사’라고 부르는 사람과 그가 대통령의 건강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살펴볼 필요를 제기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코너와 함께 백악관의 의료팀에서 일했던 3명의 동료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바이든의 토론 모습을 보면 인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백악관에서 오코너를 방문한 미국 골수치료학회 회장 아이라 몬카 역시 WP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검사가 필요한 지 보기 위해서 초기적인 인지 검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났든 단어의 일부 끊김과 누락은 아마도 이 사람은 검사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가 아니라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단기 기억력, 주의력 및 기타 주요 기능을 측정하는 연습을 포함한다. 빠른 움직임을 수행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등 신체 검사를 수반할 수도 있다.
5일 ABC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독립적인 신경 및 인지 검사를 받고 결과를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매일 인지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로 검사를 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은 인지 검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지 묻자 “이미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오코너와 가까운 사람들은 만약 오코너가 바이든에게 인지 검사가 필요하다는 징후를 보인다면 검사를 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 워싱턴 의과대학 및 건강과학부의 리머 L. 부샤르트 전 학장은 “그는 권력자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누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정직한 사람”이라며 “그에게 질문을 하면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오코터에 대해 평가했다.
하지만 오코너는 트럼프와의 토론 전 바이든의 인지 능력이 어렵다는 증거가 쌓였음에도 왜 검사를 하지 않느냐고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물었으나 질문에 답하기를 거부했다.
토론이 이뤄진 날 오코너는 가족 중 한 명이 사망하여 토론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이든의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보지 않은 것이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오코너 박사는 세계적인 의료 전문가로 그의 솔직함,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력, 직업 윤리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회신했다.
WP는 오코너와 바이든의 상담은 다른 개인과 마찬가지로 비밀 유지 의무에 해당하지만 오코너가 대통령의 인지 건강을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투명성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유 세계의 지도자를 보호하고 대중에게 그의 건강을 보증하도록 위임하는 시스템에 틈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의료팀은 오코너와 약 50명의 군 의료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이든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돌본다.
그가 2009년 바이든의 개인 주치가 된 뒤 두 사람 사이의 유대감은 바이든의 아들 보가 2013년 뇌암 진단을 받은 후 더욱 깊어졌다. 보 바이든은 2년 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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