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아이도?…ADHD 증상, 만 7~8세에 집중적 발생

기사등록 2024/07/06 15:59:46 최종수정 2024/07/06 16:30:52
[서울=뉴시스] ADHD가 있는 아동의 뇌 기능 변화가 만 7~8세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이 시기에 ADHD 증상의 발현이나 심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ADHD가 있는 아동의 뇌 기능 변화가 만 7~8세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이 시기에 ADHD 증상의 발현이나 심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는 학령기 또는 미취학 어린이의 5~10%가 겪는 신경 발달 장애다. 주의가 산만하고 과다 활동, 충동성을 보이거나 지속적인 주의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특징이다.

ADHD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지난 3일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정신건강의학과 임유빈 임상강사)과 영상의학과 손철호 교수팀(의생명연구원 송희진 연구교수)은 ADHD 아동과 정상 아동의 뇌 활동 발달 경로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지난달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ADHD 어린이 157명과 ADHD가 아닌 어린이 109명을 대상으로 연령별로 만 6~7세, 만 8~9세, 만 10~12세 그룹으로 나눠 아동들의 뇌 혈류량을 측정했다. 검사는 방사선 노출 없이 뇌의 영역별 혈류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동맥스핀라벨링 관류자기공명영상(ASL-MRI)'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ADHD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주의력,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상측 측두엽, 우측 중간 전두엽의 뇌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 영역에서의 혈류 감소는 ADHD 아동이 주의력 결핍과 실행 기능 장애를 경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별 비교 결과 6~7세 연령대에선 ADHD 아동과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 간에는 유의미한 뇌 혈류량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8~9세 및 10~12세 그룹에선 ADHD 아동이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보다 특정 뇌 영역에서 더 낮은 혈류량을 보였다.

이는 ADHD 아동의 뇌 발달 경로가 정상 아동과 다르며, 특히 7~8세 사이에 뇌 기능의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뜻한다. 즉, ADHD 증상 발현과 심화가 이 시기에 뚜렷해질 수 있다.

만 8~9세의 ADHD 아동의 경우,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과 비교했을 때 주로 운동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심후회 및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간 전두엽의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는 이 시기에 ADHD 아동이 집중력 및 실행 기능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 10~12세 ADHD 어린이는 시각 처리, 공간 인지와 관련된 좌측 상측 후두엽의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이 시기에 ADHD 어린이가 시각적 정보 처리나 공간 인지 능력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ADHD 아동의 기능적 뇌 발달이 정상 아동과 뚜렷하게 다르게 진행되는 변곡점(시점)을 추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연령에 따른 뇌 혈류량의 차이는 ADHD의 발달적 특성을 이해하고 나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철호 교수는 "ASL-MRI가 ADHD 아동의 뇌 기능 변화를 나이에 따라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추후 뇌의 구조적·기능적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