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배낀 위조상품으로 정부 세수 16억 달러 누수됐다

기사등록 2024/07/04 11:29:29 최종수정 2024/07/04 12:26:51

OECD 보고서에서 확인, 전 세계에 97억 달러 위조품 유통

수출액 1.5% 수준, 절반이 전자제품…대부분 홍콩·중국서 유래

한국기업 국내외 매출 61억 달러, 일자리 1만4000개 피해

[대전=뉴시스] 한국기업 지재권 침해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경제적 영향(OECD, 2021년 기준).(사진=특허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한국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조상품 유통규모가 연간 9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한국기업 국내외 매출 61억 달러(7조원), 일자리 1만 4000개, 정부 세수 15억 7000만 달러(1.8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특허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전 세계에 유통되는 한국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조상품 규모가 97억 달러(11조 1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5%에 달하는 수치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한국기업의 위조상품 2건 중 1건은 전자제품인 것으로 조사됐고 한국기업 위조상품의 대부분은 홍콩과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OECD가 지난 3일 발간한 '불법무역과 한국경제(Illicit trade and the Korean economy)'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는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우리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분석키 위해 특허청이 OECD에 의뢰한 연구결과다. OECD가 한국기업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첫 사례다.

보고서에는 글로벌 혁신지수(GII) 132개국 중 6위, 인구 1백만명 당 특허출원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이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국가이지만 글로벌 가치사슬에 견고하게 통합돼 다양한 부문에서 위조상품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기업의 위조상품이 유통되면 소비자들은 정품 대신 위조상품을 구입하게 되고 이는 결국 한국기업의 수출 등 국내외 매출, 제조업 일자리, 정부 세수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은 위조상품 유통으로 2020년과 2021년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품목은 전자제품(51%), 섬유·의류(20%), 화장품(15%), 잡화(6%), 장난감게임(5%) 등 순으로 분석됐다. 이들 위조상품이 유래된 지역은 홍콩(69%)과 중국(17%)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전=뉴시스] '불법무역과 한국경제' 요약 보고서 표지.(사진=특허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OECD가 위조상품 유통이 확산됨에 따른 한국기업의 국내외 매출 감소, 제조업 일자리, 정부 세수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산한 결과, 한국기업의 국내외 매출액 손실은 61억 달러(약 7조원)로 제조업 전체 매출의 0.6%에 해당하는 수치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가전·전자·통신장비가 36억 달러로 가장 손실이 컸고 자동차가 18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제조업 일자리 상실은 2021년 1만3855개로, 전체 제조업 일자리의 0.7%에 해당했다.

정부 세수 측면에서도 2021년에 총 15억 7000만 달러(약 1.8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OECD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해외 지재권 침해 피해 대응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도 해외 위조상품 빈발업종 집중 지원, 민관공동대응 체계 구축 등의 지원책들을 포함한 'K-브랜드 위조상품 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우리기업 위조상품 유통은 단지 개별기업 브랜드 이미지만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매출·일자리, 세수 등 국가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며 "이번 OECD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기업의 해외 지재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