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삼성 김정은까지 등장…바이든·트럼프 90분간 거센 공방(종합)[美대선 1차토론]

기사등록 2024/06/28 14:15:04

"거짓말쟁이" "최악의 대통령" 거친 발언 쏟아내

경제·관세·낙태권·우크라전·이팔 분쟁 놓고 격돌

4년만에 TV토론 재격돌…북핵 언급은 안 해

[애틀랜타=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이윤희 특파원,  이혜원 기자 =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대선 첫 번째 TV 토론이 27일(현지시각) 열렸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각각 대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약 90분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일 대 일 토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로 악수나 인사 없이 곧바로 토론에 돌입했다.

두 사람은 토론 초반부터 대선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민, 경제, 낙태 이슈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 바이든 "나쁜 경제 물려받아"…트럼프 "불법 이민자 일자리만 만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들만을 일자리를 만들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허버트 후버 이래 취임할 때보다 더 적은 일자리를 남기고 퇴임한 첫 대통령이라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로부터 '나쁜 경제'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심화했다고 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감세 정책이 주로 미국의 부유층에게 혜택이 돌아갔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 정책이 미국 내 투자를 늘렸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한 이후 156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트럼프 행정부 때는 3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관세 문제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10% 관세 도입은 "수년간 우리를 벗겨 먹던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 공정함을 가져올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게 하고 우리 적자를 엄청나게 줄이며, 우리에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2024.06.28.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관세를 올릴 것이고, 중산층 세금을 올릴 것이다"며 "미국으로 오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인데, 이는 연평균 2500달러(약 345만 원)이상을 음식 등에 더 지불하도록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 낙태권 후퇴 공방…"끔찍해" vs "모두 원해"

여성 임신중절(낙태)권을 후퇴시킨 로 대 웨이드 판례 번복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두 사람은 엇갈린 반응으로 각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나는 세 명의 훌륭한 대법관을 대법원에 임명했고, 그들은 판례를 폐기하고 (결정 권한을) 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며 "이것은 모두가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존경받는 모든 법학자들은 권리를 주에 돌려주길 원했고, 내가 그렇게 했다"며 "이제 주정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례 번복과 관련해 "끔찍한 일"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대다수 법학자들은 로 대 웨이드를 지지하고 있으며, 당연히 대부분은 판례 번복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 팩트"라며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박했다.

아울러 여성들이 강간 범죄에 노출될 경우를 언급하며 "터무니없다. 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저들은 이들을 체포하려 하고 있으며, 이들이 주 경계를 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바이든 "나토 우리만큼 우크라 지원"…트럼프 "유럽 더 내야"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전범으로 수십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며 "한 가지 분명한 건 푸틴은 소련 시대 영토를 재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은 우리만큼이나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나토의 가치를 폄하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소유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애틀=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술집에서 바이든·해리스 티셔츠를 입은 애이미 포팅어라는 여성이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연방 의회 난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언급하는 TV 토론 속 조 바이든 대통령을 보며 박수하고 있다. 2024.06.28.
그는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무기를 제공했고, 그들이 필요한 시점에 이를 지원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보류했다는 일부 주장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가자 지구 군사 작전으로 "하마스가 매우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 군사 작전을 끝낼 권한이 있다며 친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을 추방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했다.

◆ 토론 중 '한국, 삼성, 김정은' 등장…북핵 언급 안 해

TV토론에서는 한국과 삼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전(舌戰) 소재로 활용됐다.

두 대선 후보는 상대방을 향해 "거짓말쟁이" 또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중 수많은 일자리와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특히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한국으로 향했고, 삼성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고 자랑했다.

또한 미국의 현재 국력을 강조하면서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이며 약속을 지키고 모두가 신뢰하는 국가다. 트럼프가 러브레터를 보낸 김정은부터 푸틴 등등 트럼프가 애지중지하는 이들은 우리를 건드리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한국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은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3차대전에 매우 가깝다. 바이든이 우리를 그곳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 북한의 김정은, 푸틴 등은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는다. 바이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바이든과 아무 친분이 없고, 바이든은 우리를 3차 대전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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