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광주선 '양부남 vs 강위원' 친명계 인사 맞대결 구도
부산·충청·영남 등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 출사표 잇따라
서울시당은 친명 지도부 장경태 최고위원 단독 후보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띄우며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최고위원에 이어 시도당위원장 선거에도 친명(친이재명)계가 대거 출사표를 던지는 양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내 교통 정리가 이뤄져 사실상 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27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비롯해 지역 순회 경선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도부에 앞서 경선을 치르는 시도당위원장 선거는 지역별로 어느 정도 경선 구도가 짜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시당은 친명계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의 맞대결 구도가 완성됐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으며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로 불린 양부남 의원과 당내 친명계 최대 계파로 꼽히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이끌고 있는 강위원 상임대표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전남도당은 재선의 김원이 의원과 주철현 의원 간 양자구도가 형성되고 있고, 전북도당은 이원택 의원을 비롯해 신영대, 윤준병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례에 따라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께 예정된 부산시당 위원장 선출도 친명 경쟁으로 흐를 조짐이다. 이재성 사하을 지역위원장과 최택용 기장군 지역위원장(중앙당 대변인), 최인호 사하갑 지역위원장, 변성완 강서 지역위원장 등 다자간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모두 "이재명과 함께 승리하는 부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출마를 공식화한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인재 2호로 영입된 인물이다. 최택용 후보는 지난 25일 출마를 선언하며 "지난 2년간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윤석열 검사 독재와 맞서서 가장 열심히 싸운 정치인"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계속 투쟁해야 하고, 민주당은 더 강하게 똘똘 뭉쳐야 한다. 그래서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시당 위원장에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 경기도당 위원장엔 김승원·문정복·강득구·민병덕 의원이, 인천시당 위원장엔 정일영·맹성규 의원 등이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당은 친명계 지도부인 장 의원이 친명 주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단독 입후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출마를 검토 중이던 김영배·오기형 의원은 장고에 들어갔다.
이밖에 친명으로 분류되는 이광희 충북도당·이영수 경북도당·허소 대구시당·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 출마 예정자는 최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대다수는 강성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당 안팎에선 당 지도부에 이어 시도당 위원장도 친명계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후보군 자체가 친명계가 많은 데다, 선출 방식도 친명계에 유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2년 임기의 시도당 위원장은 당의 지역 조직을 관리하고 2026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 공천권도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최근 당규를 개정하면서 시도당 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했다. 그동안 권리당원 50%와 전국 대의원 50% 합산 경선 방식을 취했으나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권리당원의 상당수는 이 대표 열성 지지자들이어서 이들의 입김이 경선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서울시당 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이들은 많지만 개딸(이재명 강성 지지층)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강성 친명을 어떻게 넘겠냐는 생각에 출마 의사를 접었다"며 "당내 교통 정리도 이뤄지는 분위기여서 다른 의원들도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단독 출마는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친명계에서도 비주류 의원이 도전하길 바라는 분위기도 있다"면서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비명계가 출마할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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