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담긴 화성 화재 현장…'42초 만에 연기 자욱'

기사등록 2024/06/25 18:24:38 최종수정 2024/06/25 23:52:58

최초 폭발 모습부터 CCTV 담겨

초기 소화 시도하지만 연소 확대

31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발생 당시 CCTV(사진=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이병희 기자 = 31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발생 당시 42초 만에 짙은 연기가 현장을 뒤덮으면서 큰 피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되기 직전인 오전 10시30분3초 배터리가 최초 폭발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불이 난 공장 3동 2층은 제조한 리튬 배터리의 전압검사와 포장이 이뤄지는 곳이다. CCTV에는 오전 10시30분3초 적치된 원통형 배터리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12초가 지난 10시30분15초 직원들이 다급하게 주변 가연물 제거를 시도하지만 연기가 점차 커지고, 10초 뒤인 10시30분28초에는 배터리가 2차 폭발하면서 불길이 올라왔다.

3초 뒤인 10시30분31초 배터리 3차 폭발이 발생해 불길이 더 커지자 직원들이 곧바로 달려와 분말 소화기로 초기 소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10시30분34초 소화기 분사에도 수차례 배터리 폭발이 이어진다. 곧이어 화재 발생을 인지한 지 42초가 지난 10시30분45초 작업장에 짙은 연기가 뒤덮여 CCTV로 내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최초 신고가 들어온 오전 10시31분 이전에 이미 연기가 자욱하게 된 것이다.

당시 원통형 리튬배터리가 원인 미상으로 폭열·폭발하면서 급속히 연소 확대됐고, 1분도 안 돼 짙은 연기로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질식,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층에서 소사자 22명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리튬건전지 완제품 3만5000개를 보관 중이었고, 모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불이 붙은 탓에 폭발이 수차례 일어난 상황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던 자리에 그대로 있는 모습도 CCTV에 담겼다.

또 화재가 주요 출입구 앞에서 발생, 탈출이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시신은 모두 출입구 반대쪽인 도로가 있는 방향 창문 쪽에서 발견됐다.

전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배터리 부분에서 작은 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그 흰 연기가 급격하게 발화해 작업실 공간 전체를 뒤덮는 데 약 15초밖에 안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작업자들은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는 듯하다가 소화기를 가지고 와서 끄는 작업까지 했지만, 리튬이다 보니까 소화 작동이 잘 안됐던 것 같다"라고도 했다.

 또 "연기가 많이 발생하니까 놀라서 안쪽으로 대피했는데, 안쪽은 다 막혀 있었다"면서 "안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유독성 연기를 흡입하고 불이 커지면서 피해를 보신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31분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연면적 2362㎡, 3층짜리 철콘조기타지붕 건물로 리튬을 취급하는 곳이다.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 6명이 경상을 입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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