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시원한 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여름이다. 갯벌을 품은 서해부터, 해양 스포츠의 천국 동해까지 바다로 떠날 계절이 돌아왔다.
한국관광공사는 '여름 바다'를 테마로 7월 추천 여행지 5곳을 선정, 24일 발표했다. 추천 장소는 ▲인천 옹진 대이작도 ▲강원 동해 어달해변과 대진해변 ▲충남 서산 가로림만 갯벌과 중리어촌체험마을 ▲울산 울주 진하해수욕장 ▲전북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이다.
◆느리게 흘러가는 바다 위 쉼표, 인천 대이작도
168개의 섬을 품고 있는 인천, 그중 대이작도는 청아하고 소담한 섬이다. 깨끗하게 단장한 3개의 마을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숨 쉬는 곳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약 44㎞ 떨어져 있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에 이르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2개의 산과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다채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섬의 대표 산인 높이 약 159m에 이르는 부아산 정상을 오르는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오솔길이라 가볍게 걷기 좋다. 해변 산책로를 지나 촛대처럼 뾰족한 모양의 오형제바위, 울창한 숲속의 빨간색 구름다리,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는 삼신할미약수터 등을 차례로 거치는 길이다. 특히 부아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가 만들어낸 하트 모양의 항구는 절경이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아담한 작은풀안해수욕장에는 솔숲으로 조성된 캠핑장이 있으며, 고운 모래로 이뤄져 있다. 해변 끝,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25억1000만년 전의 흔적인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을 만난다.
대이작도를 더욱 신비로운 섬으로 만든 것은 풀등이다. 하루 2번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섬 풀등은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다른 모양과 넓이, 무늬를 만들어낸다.
섬의 동남쪽 끝에는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 계남분교가 자리하고 있다. 그 주변 해변 산책로가 특히 아름답다. 대이작도의 역사와 생태계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해양생태관으로 향해보자.
◆여름엔 동해! 어달해변과 대진해변서 즐기는 푸른 바다
강원 묵호항과 대진항 사이에 자리하는 어달해변은 여름 휴가철에도 피서객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다. 어달해변 지척의 어달항은 파스텔색으로 칠한 테트라포드로 독특한 풍경이다.
여름이 오면 어달해변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테이블 120여 개가 놓인다. 피서객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 테이블에서 즐길 수 있다. 저녁 시간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어도 좋다. 어달해변에서 대진해변까지도 도보로 30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깝다. 파도가 적당히 쳐 서퍼들에게 유명한 여행지다.
동해시 곳곳을 지그시 살펴보듯 논골담길 마을 정상에 묵호등대가 서 있다. 바로 옆으로 2021년 개방한 도째비골스카이밸리가 자리한다. 스카이워크와 스카이사이클, 자이언트슬라이드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바다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도째비골해랑전망대로 연결된다.
◆가로림만 갯벌서 바지락 캐볼까, 중리어촌체험마을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가로림만은 드넓은 갯벌을 품은 바다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을 방문하면 이 갯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중왕리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 중인 이 체험마을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추고 손님을 맞고 있다. 대표적인 체험은 '바지락 캐기'다.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데, 체험 요금을 낸 뒤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면 된다. 마을 안내소에서 체험 도구를 대여할 수도 있다.
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웅도는 바다 갈라짐 풍경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곳이다. 의상이 창건한 서산 부석사는 여름철 초록빛 숲과 어우러지는 사찰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개심사에 방문해 외나무다리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어봐도 좋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전통 한옥 서산유기방가옥은 봄마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수선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여름철에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고택이기도 하다. 가로림만 입구에서 갯벌을 지키고 있는 듯한 코끼리 바위를 만나보고 싶다면 황금산 등산에 나서자.
◆여름이 특별해지는 순간, 울산 진하해수욕장
울산 진하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과 맞닿은 울산 남단부 울주군 서생면에 자리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다.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파라솔, 구명조끼, 튜브, 샤워장, 주차장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같은 해양 레포츠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는 수상 레저 이용 구간과 유영 구간을 분리 운영한다. 긴 해변을 따라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돼 가볍게 걷기 좋고 예쁜 포토존도 군데군데 설치돼 있다.
해변 남쪽에는 대바위공원, 북쪽에는 명선교가 볼거리를 더한다. 해변 앞바다에는 아담한 무인도 명선도가 자리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의 야간 경관조명이 명물이다. 썰물 때면 해변에서 걸어서 진입 가능하니 방문 전 물때를 확인하자. 해수욕장 개장 기간은 6월28일부터 8월31일까지다. 명선도 야간 경관조명은 월요일과 기상 악화 시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울산은 산업 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명소가 4곳이나 있을 정도로 훌륭한 관광도시다.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국가정원을 비롯해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 등 한국관광 100선 명소들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추억도 캐고 보물도 캐고, 고창 구시포해수욕장
고창 구시포해수욕장은 금빛 모래알이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진 곳이다. 서해에 자리하고 있지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해수욕장 1km 앞에는 둥근 쟁반 같은 자태의 가막도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해변의 끝자락에는 기암괴석들이 솟아있어 풍광이 아름답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소나무들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바닥의 경사도는 완만하고 평평해서 누구나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구시포와 가까운 람사르고창갯벌센터는 고창갯벌 탐방의 중심지이다. 1층은 전시관, 2층은 체험 활동으로 운영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갯벌 탐방 전기차를 타고 명예습지생태안내인의 풍부한 해설과 함께 30분 동안 고창갯벌을 돌아보는 체험이다.
거대한 트랙터 바퀴를 장착한 갯벌트럭을 타고 만돌갯벌체험학습장으로 나가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체험장 바로 앞의 서해안바람공원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고창군에서 운영하는 동호국민여가캠핑장을 방문하면 해송군락지 사이에서 서해의 붉은 낙조를 즐기는 근사한 오토캠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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