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들은 출마 선언문과 언론 질의응답에서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당정 관계, 총선 패배 책임론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윤상현 의원 등 추격자들의 견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23일 오후 1시 출마를 선언한다. 나 의원은 '원외 대표 한계론'을 주장하며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해왔다. 하지만 원 전 장관이 출마 선언 전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을 팔거나 제2연판장 같은 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포문을 확대했다.
나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일요일 출마선언한다"며 "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줄세우고, 줄 서는 정치를 정말 타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통합하는 정치를 하고 싶은데 제2의 연판장인가 이런 생각도 든다"며 "이런 정당 모습 보여서는 안 된다. 우리 는 하나로 모여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지금 진행하는 형국이 제2의 연판장 아니냐. 이런 생각 들게 해서는 안 된다"며 "늘 국민에게 줄 서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 전당대회 캠프 총괄을 맡고 있는 정양석 전 의원은 이날 뉴시스에 "나 의원이 왜 출마하는지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의 지지층은 비대위 시절 영입인사와 초선 의원, 일부 분화된 친윤계 등이 중심으로 조직력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는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제기하며 전당대회 출마에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친윤계는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을 대항마로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 전 위원장을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윤상현 의원 등 타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한 전 장관의 과반 득표를 저지할 수 있다면 결선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한 전 위원장과 친한계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은 19일 윤 대통령과 연락해 "위기를 극복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보겠다"며 당대표 출마 결심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례적인 격려였다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용산과 기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당정 관계 등에 대해 전향적인 목소리를 낼 경우 대통령실, 친윤계와 관계 회복은 요원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21일 오후 국회를 찾아 나 의원과 윤 의원 등 당권 주자는 물론 김기현 전 대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 당 인사들을 예방할 예정이다. 원 전 장관은 출마 명분으로 통합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전날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의 경우 출마를 공식화한 전날인 19일 엘살바도르 대통령 특사 관련 보고를 위해 윤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나라와 국가, 국익을 위해서 일해달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당권 주자들이 모두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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