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자 러시아 정상으로서의 두 번째 방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조우했다.

◆푸틴 지각 도착…김정은, '최고 예우' 단독 영접

푸틴 대통령은 당초 18일 저녁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도착이 지연되면서 1박2일 일정이 당일치기가 됐다. 다만 공식 행사는 19일 낮 12시께부터 예정대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19~20일 베트남 국빈 방문도 예정돼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2시45분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을 직접 영접해 예우했다. 양국 정상은 두 차례 포옹 후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공항엔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가 대기했다. 양국 정상이 서로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먼저 뒷자리 오른쪽에 앉았고 김 위원장은 미소를 지으며 차량 뒤를 돌아 뒷자리 왼쪽에 자리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갈 때에도 직접 배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광장서 성대한 환영식

공식 일정은 김일성광장 환영식으로 시작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 정상급 인사들이 방문할 때 준비했던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사전에 포착된 바 있다.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김일성광장은 환영 인파로 가득찼다. 형형색색 풍선과 꽃을 든 시민과 어린이들이 양국 국기와 풍선 등을 흔들었고 '조로(북러)친선' 문구를 단 애드벌룬도 등장했다.

양국 정상은 뜨거운 날씨에도 내내 환한 표정이었다. 푸틴 대통령을 안내하는 김 위원장의 몸짓은 정중하면서도 친근했다.

◆30도 넘는 무더위…외부 행사 일부 조정

이날 평양의 기온은 30도 안팎을 넘나들었다. 낮엔 더욱 뜨거워져 기온이 33도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에 나온 평양 시민들은 폭염을 피해 그늘로 피하기도 했다. 여성들은 양산을 펼쳐 뜨거운 태양을 가렸고 남성들은 소매가 짧은 밝은색 셔츠를 입었다고 한다.

예정했던 야외 행사 일부는 조정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양국 정상은 거리에서 대화할 계획도 갖고 있었는데 너무 뜨거워 일정이 조정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밖에 나가기로 했는데 지금은 너무 덥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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