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주년 6·10민주항쟁 기념 민주주의 대토론회 기조대담에서
성낙인 "외형적 민주화 이뤘지만, 권위적 대통령 모습 벗어나지 못해"
[의왕=뉴시스] 박석희 기자 = 제왕적 권력을 분권적 권력으로 하는 ‘개헌’의 필요성이 언급돼 눈길을 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이재호 아주경제 논설고문(사업회 비상임이사),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18일 열린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동조했다.
제37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을 겸해 열린 토론회에서 이들은 기조 대담을 통해 현 정치 현안에 대한 해법을 비롯해 야당 단독 개원한 22대 국회의 우선 과제로 ‘개헌’ 공론화 등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이재호 아주경제 논설 고문은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부터 40여 년을 대통령 1인 체제로 유지해 왔는데 국민의 손에 의해 뽑은 대통령제로 이뤄진 민주화 37년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주의는 정말 제대로 되었는지, 민주주의에 대해 진실한 반성을 했는지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계승해야 하는 사업회로서 꼭 한번 제대로 짚어봐야 할 주제”라고 했다.
또 이재오 이사장은 “1987년 이후 민주주의는 겉으로는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실상 민주주의는 퇴보했고 지금은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라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지역 간 갈등, 세대 간 갈등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갈등과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라며 “이러한 현상들이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성낙인 전 총장은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헌법은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 요소가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로 국정이 운영되고 있어 헌법의 규범과 현실이 맞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이에 이재오 이사장은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행정·입법·사법인데 행정부만 정부라고 칭한다"라며 "이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에 따른 것으로, 개헌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개헌의 핵심은 분권으로,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나누는 큰 틀의 개헌 방향을 먼저 잡은 가운데 제왕적 권력을 분권적 권력으로, 중앙 권력을 지방 권력으로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성낙인 전 총장은 “우리 헌법은 개헌하려면 국회에서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을 얻은 후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헌법개정이 어려운 방법을 취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는 오후에는 노동·언론·학계·정당 등 각 분야 전문가로부터 현장 민주주의를 청취하고, 상호 토론으로 우리 사회 갈등 현주소와 민주적 대안의 목소리를 냈다.
마지막 순서로는 AI(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이 몰고 올 민주적 가치의 훼손 가능성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민주사회를 모색하는 학술 토론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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