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커뮤니티서 휴진 동참 병원 리스트 공유
"내부 청소, 시설 공사, 원장 사정 이유도 구차" 비난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자주 가던 소아과인데 오늘 휴무네요. 이제 안가야 겠어요"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에 동네의원 의사들까지 휴진에 나선 18일 울산지역 사회에 비판이 거세다.
이날 울산지역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동참하는 병원을 묻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댓글로 이날 휴진한 병원을 서로 공유하면서 "앞으로 안 가야겠다"는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지역 시민은 "항상 가던 소아과인데 이날 내부 청소를 이유로 휴진한다고 안내돼 있더라"며 "의료 파업에 동참하는 이유가 구차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금 동네 엄마들끼리 휴진하는 병원 리스트를 공유 중"이라며 "앞으로 이들 병원은 절대 이용할 일 없을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지역 6개 시민단체가 “의사의 사명을 상고하고 모든 집단행동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도 의료계 집단 휴진을 비판했다.
건강한 사회 시민연합, 깨끗한 나라 운동본부, 자유민주 총연맹 울산 지부 등은 이날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협 집단 휴진 반대’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회견에서 "의사로서 양심을 걸었던 히포크라테스의 선언을 회고하며 의사 본연의 숭고한 박애 정신으로 돌아오라"며 "의료인 부족과 의료체계의 정체로 ‘뺑뺑이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오늘 실제로 집단 휴진하기로 신고한 곳이 4.02%에 불과한 것을 보면 싸움의 실체는 극히 일부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거점 뇌전증 지원 병원 협의회와 같이 집단휴진에 공식 불참하겠다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의대 정원 증원은 2006년 이후 19년째 동결됐고,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도 인구 1000명당 2.4명으로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적었다”며 “의료계 개개인의 걱정이 대의적인 국가 보건의 요구와 타당성을 거스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인 17일 " 비상 진료체계를 유지 중인 필수바이탈과 교수들은 근무시간과 당직이 주 60시간 이상이 4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다"며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한계에 도달해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고자 18일 휴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울산대학교병원은 집단 휴진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진료가 진행됐다.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거나 진료를 아예 중단한 진료과는 한 곳도 없었다.
병원에 따르면 예정된 외래 스케줄 95개 중 19개(20%)가 휴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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