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댐 쌓고 무너진 제방 축조 '구슬땀'
복구 중 큰 비 올까 아직은 불안
전체 수해 복구율 60% 진척
경북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던 권차영(88) 할머니는 "동네 수해복구가 내년에야 끝날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이 마을은 지난해 7월15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주민 2명이 숨지고, 마을 곳곳에 큰 피해가 났다.
지난 10일 찾은 진평2리 입구에는 '수해복구 작업 중'임을 알리는 현수막과 입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마을 안길을 따라 흐르는 조그만 하천은 뒷산에서 진행 중인 사방댐 2개 조성 공사로 인해 흙탕물로 변했다.
제방 복구공사 현장은 당장 큰 비라도 내리면 또다시 휩쓸려 무너질 듯 아직은 불안스러웠다.
인근 벌방리도 지난해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곳곳에 켜켜이 쌓였기는 마찬가지다.
마을 입구 양쪽에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톤백 모래주머니가 여전히 줄지어 쌓여 있고, 하천을 따라 위험을 알리는 통제선이 설치됐다.
산에서 굴러오며 많은 가옥들을 파괴한 집채만한 바위덩어리 수백개는 차광막에 덮여 하천 및 도로변 곳곳에 자리잡았다.
마을 뒷산 초입에서는 평년과 비슷한 강우 시 토사유출을 예방할 수 있는 사방댐 9개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방댐 공사가 끝나는대로 마을 진입로 및 하천 폭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넓게 확장된다.
군은 나머지 10세대는 기존 자택으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보고, 마을 입구에 이재민 이주단지를 새로 조성하기 위해 토지 취득을 협의 중이다.
박우락 벌방리 이장은 "토사유출을 예방할 수 있는 사방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전에 없던 사방댐 9개가 만들어지고, 마을 하천 폭이 크게 확장되면 앞으로 큰 비가 와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 전파·유실 71동, 농경지 침수·유실 213㏊, 농작물 도복·침수 772㏊ 등이다.
공공시설은 도로 38곳, 하천·소하천 62곳, 상하수도 및 수리시설 31건, 산사태·임도 42건, 소규모시설(기타) 135건 등이 유실되거나 부서졌다.
예천지역 재해복구는 252건(자체 168건, 타기관 84건)으로 총사업비 1922억원이 투입된다.
소규모 공사는 올 상반기 중, 중규모 공사는 올 연말, 큰 공사는 내년 하반기 완료할 계획이다.
황재극 예천군 안전재난과장은 "현재 전체 복구율은 대략 60% 정도"라며 "복구에 따른 농지·산지 전용,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토지 수용 및 보상 등 행정절차가 있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사업 규모별로 예정된 기일 내에 복구공사를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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