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39개 품목 중 23개, 물가 상승률 상회
가공식품 설탕·식용유·고추장 등 재료 상승폭↑
가격 줄인상에 2Q 외식·가공식품 물가 오를 듯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대형프렌차이즈와 편의점 등이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하면서 물가상승률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정부가 식품·외식 물가 안정 차원에서 기업을 상대로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
외식물가는 최근 3년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 상회하고, 가공식품 물가는 4개월 연속 평균보다 떨어졌지만 오름폭은 상승하는 추세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소비자단체를 만나 식품·외식물가 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농식품부는 최근 소비자단체뿐 아니라 식품 및 외식업체 관계자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 중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을 찾아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고, 지난달 16일에는 관계부처, 외식업계와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2.9%), 5월(2.7%) 두 달 연속 2%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률 역시 4월(3.0%), 5월(2.8%) 증가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외식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건 지난 2021년 6월부터 3년째다. 외식품목 39개 중 죽(0.0%)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그 가운데 23개 품목이 전체 물가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떡볶이(5.4%), 도시락(5.3%), 김밥(5.2%), 비빔밥(5.2%)이 전년 대비 5%대 상승률을 보였고, 칼국수(4.3%), 쌀국수(4.2%), 김치찌개백반(4.1%), 구내식당식사비(4.0%) 등이 4%대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공식품 물가는 최근 4개월간 전체 물가 상승률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다만 지난 2월(1.9%) 1%대로 떨어진 후 3월(1.4%), 4월(1.6%), 5월(2.0%) 오름폭은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라면(-5.2%), 어묵(-5.0%), 김치(-4.1%) 등 전년 대비 하락한 품목도 있었지만 음식에 간을 하는 데 쓰이는 품목들의 상승세가 컸다.
설탕(20.4%)은 2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소금(16.4%), 식용유(15.2%), 고추장(9.7%) 등도 상승률이 높았다. 그외 양주(9.5%), 건강기능식품(8.7%), 맛김(8.1%), 아이스크림(6.1%), 우유(6.0%) 등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일부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 4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6.3% 올렸다. 치킨·버거 프랜차이즈인 KFC도 지난 5일부터 징거세트 등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치킨도 납품업체가 가격을 올리면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인상된다. 이마트24도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즉석 치킨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치킨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2.9% 상승했다.
지난달 3.8% 상승한 참기름 물가도 더 오른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김, 올리브유에 이어 참기름 가격을 15%가량 인상했다.
이런 상황으로 올해 2분기의 외식·가공식품의 물가 상승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올해 1분기 품목 중 외식물가 상승률 기여도를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구내식당 식사비의 기여도가 0.42%포인트(p)가 가장 높았고, 치킨이 0.32%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외식과 가공식품 부담이 가중되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한다면 가격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며 "1분기 호실적을 낸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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