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경쟁사보다 30% 전력 소비 적다" 자신감
SK하닉·삼성도 전력 효율 높인 제품 개발 전력 투구
전력 효율 높은 SSD 가속…고객사 확보 경쟁 치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예외는 아니다. 차세대 HBM 시장은 얼마나 전기를 적게 소모하느냐가 중요 경쟁력을 부상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제품을 둘러싼 메모리 업계의 전력 절감 기술 경쟁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의 마이크론이 준비 중인 제품은 전력 소모량이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보다 적을 수 있다는 평가가 최근 들리고 있다.
HBM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동시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된 부품으로,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군에 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의 최대 소비전력은 700W(와트)에 달한다. 초거대 AI를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GPU가 수백에서 수천 개까지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고양이 손도 빌릴 정도'다. 특히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든 구조 탓에 발열에 취약한데, 전력 손실이 줄면 발열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열린 골드만삭스 글로벌 반도체 콘퍼런스에서도 "당사의 HBM3E 제품은 경쟁 제품보다 전력 소비량이 30% 이상 낮은 매우 획기적인 유형의 업계 선도적인 제품"이며 "고객들이 품질 검증에서 이러한 성능과 사양에 놀라워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현재 HBM 시장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상황에도 "2025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전력 절감 기술에서 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전력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6년께 양산 예정인 6세대 'HBM4'은 5세대 제품에 비해 전력 소모량을 30%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4부터는 TSMC와 협력해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다이를 생산하는 데 초미세 공정을 적용하면 고객사가 원하는 만큼 전력 효율을 높인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차세대 HBM은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접목해 성능은 물론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내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도 반도체 전력 절감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파운드리 포럼 둘째 날 빌 은(Bill En) AMD 기업 담당 부사장이 'AI 시대의 전력 효율성에 대한 요구'를 주제로, 삼성전자의 전력 절감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저장장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역시 전력 절감에 기술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기업용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로 가격이 저렴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여전히 현역이다. 하지만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업계 전반의 노력 속에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 시장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고용량 제품으로 주목받는 쿼드레벨셀(QLC) 기술 기반 낸드 플래시를 사용한 SSD 제품의 경우 성능 외에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HDD는 사용 중 6~7W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QLC SSD는 대체로 3W 미만 사용한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환경에서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으로 부상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내달 1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의 연례행사 'HPE 디스커버((HPE Discover)'를 통해 SSD를 통한 효율적인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제시하며 고객사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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