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시장 4년간 2배 성장 전망
고성능 QLC제품 수요 급증세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AI(인공지능)가 데이터량을 크게 늘리며,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이 큰 폭 성장할 조짐이다.
SSD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데이터 저장매체다. 현재 데이터 저장장치 시장은 개발된 지 50년이 넘은 HDD(Hard disk drive)가 아직 많이 쓰이고 있다.
그동안 저렴한 제품 가격 때문에 HDD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았는데, 최근에 데이터 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발열 같은 문제가 데이터센터 운영에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어 대용량 제품으로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기업용 SSD가 뜨고 있다.
그동안 낸드 시장은 AI 열풍에서 한발 비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반도체인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에 투자 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AI 시장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추론 AI는 학습된 모델을 사용해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예측이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말한다.
그동안 AI가 학습 단계를 지나며 이미지, 영상, 음성 등 새로운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
이에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려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속도가 AI 서비스 전체 품질을 좌우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QLC 기술 등장으로…SSD로 세대 교체 급물살
특히 최근 낸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기술 QLC(쿼드러플 레벨 셀)이 SSD의 급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cell) 한 개에 2진수 4자리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기술로, 동일 칩 크기로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낸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메모리 관련 전력 소모 관련 문제가 불거진 상태다. 이미 QLC 낸드 기술을 사용한 SSD는 HDD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TB(테라바이트)당 비용을 실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2.9% 급증했다.
기업용 SSD 시장은 올해 전체 낸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지난해 18% 대비 4%포인트 커질 전망이다. 특히 QLC 낸드를 사용한 eSSD 출하량은 올해 4배 이상 증가한 30엑사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HDD 시장 규모는 올해 199억3000만달러로 추정되며, 2029년까지 155억3000만달러로 감소하며 SSD에 점차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K하닉, 기업용 SSD 시장 과점…기술 격차 벌릴 듯
SSD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업체들이 과점 체제를 구축하는 시장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용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7.4%, SK하이닉스는 30.4%로 양사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특히 QLC 낸드의 경우 성능과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등 데이터 저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난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SSD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과점 체제가 구축된 시장으로 삼성전자와 솔리다임만 고객사에게 인증받은 QLC eSSD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