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보고 바뀌었다…의사·약사들 "비대면진료 긍정적"

기사등록 2024/05/30 09:32:10 최종수정 2024/05/30 10:00:00

원산협,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1년 인식조사 결과 발표

시범사업 참여 의사 69.9%·약사 64.6% 긍정적 평가해

약 배송 경험 여부에 따라 비대면 진료 입장도 달라져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지난해 5월 30일 서울 도봉구의 한 병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사와 약사들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평가가 경험여부에 따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의사와 약사들은 비대면 진료에 긍정적이었다. 이는 원격의료산업협회가 비대면진료를 경험한 환자 1506명, 의사 113명, 약사 16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1년 인식 조사' 결과다.

30일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범사업 참여 의사의 69.9%, 약사의 64.6%가 시범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두 '환자 의료접근성에 기여한다는 만족감(의사 75.9%, 약사 66.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의사는 '더 많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67.1%)', '플랫폼 이용이 편리해서(53.2%)', 약사는 '더 많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61.5%)', '환자 증가로 수익이 증대되어서(48.1%)' 순으로 확인됐다.

부정 평가도 있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 ▲잦은 제도 변경으로 인한 혼선(의사 67.6%, 약사 49.1%) ▲약 배송 제한(의사 61.8%, 약사 36.8%)  등이 꼽혔다.

비대면진료 후 처방 약을 약국에 방문해 수령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의사와 약사의 평가가 엇갈렸다. 의사의 59.5%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약사는 71.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약 배송 참여 경험이 있는 약사 41.1%는 ‘환자가 언제 약국에 방문할지 몰라 무기한 기다려야 하는 점(76.1%)’, ‘약 재고 확인 전화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점(58.7%)’등을 이유로 약 방문 수령 절차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지 않은 약사의 부정 평가 비율 12.9%와 차이를 보였다. 원산협 측은 "약 비대면 수령이 가능했던 코로나19 당시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약사의 업무가 가중된 점을 체감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의사가 약 방문 수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가장 큰 이유는 ‘약을 수령하지 못한 환자의 불평 응대(74.2%)’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원산협 측은 "복약 관련 환자 대응이 병원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도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약 배송 경험 여부에 따라 비대면 진료 자체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약사의 약 배송 찬성 비율의 경우, 약 배송 경험 약사는 57.8%에 달했지만 약 배송 경험이 없는 약사는 18.3%에 불과했다. 이는 약 배송 경험 여부에 따른 차이로, 약업계 현장의 약 배송 참여가 증가할수록 우호적인 반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약 배송이 빠른 복약으로 이어져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데 동의한 환자와 의사는 각각 91.7%, 73.5%였다. 약사의 경우 약 배송을 경험한 약사는 62.2%, 미 경험 약사는 28.2%로 나타나 해당 인식에서도 약 배송 경험 여부가 큰 차이를 보였다.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환자 10명 중 9명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비대면진료 경험 환자 93.2%가 비대면진료에 만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만족 응답자(6.8%)의 76.7%도 이유로 '의약품 방문 수령 절차'를 꼽았다. 사실상 의사에게 제공받은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환자가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비대면 진료를 만족한 이유로 휴일과 간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60.4%), 학업·직장생활 등으로 병원 방문이 어려울 때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58.3%), 병원 이동·대기 시간에 부담이 없어 진료를 미루지 않을 수 있어서(55.9%) 순으로 나타났다.

이슬 원산협 공동 회장은 "의료소비자와 의료공급자 모두 비대면진료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 플랫폼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향후 활용 의향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약 배송 경험이 있는 약사와 그렇지 않은 약사 간 약 배송에 대한 입장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시범사업 개선을 통해 더 많은 현장 약사들이 약 배송 서비스를 직접 활용할 경우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제도화가 더 탄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관식 답변 분석 결과, 환자, 의사, 약사 모두 안전한 약 배송을 위해 처방 약 제한, 본인 확인 강화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논의를 통해 조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약배송의 경우 조제약 수령은 본인(또는 대리인) 수령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섬벽지 환자, 거동 불편자, 감염병 확진환자, 희귀질환자 등 시범사업 지침에서 지정한 환자에 한해 재택 수령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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