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빨래하란 거냐"…中 세제 광고 '성차별' 문구 뭇매

기사등록 2024/05/28 00:00:00 최종수정 2024/05/28 08:53:34

中세탁 세제 광고서 "엄마의 빨래 효율 높여줘"

누리꾼들 "엄마만 빨래 해야 하나…성차별적" 논란

[서울=뉴시스]중국의 한 세탁 세제 업체가 성차별적 광고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사진=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아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세탁 세제 업체가 성차별적 광고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세탁 브랜드, 성차별 광고로 반발 촉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블루문그룹은 어버이날을 맞아 '프라임 시리즈(Prime Series)'라는 새로운 세탁 세제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의 광고에는 "예전에는 엄마가 빨래를 할 때 큰 세탁 액 한 병을 사용했다. 너무 무거워서 엄마가 힘들었다"는 문구가 적혔다.

또 "이제 우리 프라임 시리즈는 엄마의 빨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은 더 편리하고 엄마가 노동력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빨래를 하면 휴가를 가는 것처럼 편안해진다"고 적혀있다. 

또 제품 전면에는 "엄마가 먼저 사용하세요"라는 문구를 크게 적어놨다.

이와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회사가 시대에 뒤떨어진 고정관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에서 "그래서 엄마들만 빨래를 해야 하나요. 엄마는 공짜 가정부인가요?", "아버지들은 어디 있나요" "광고 디자이너들은 사임해야 한다. 대신 광고에는 '엄마, 어버이날은 푹 쉬세요'라는 문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블루문그룹은 광고를 삭제하고 고개를 숙였다.

블루문은 성명을 통해 "어머니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려는 의도였다.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며 "옷을 세탁하는 것은 우리 삶의 일부다. 누가 빨래하든, 누구를 위해서든 사랑이 가득하다. 어쩌면 우리가 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블루문은 가족에 대한 어머니들의 헌신을 인지하고 있으며,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이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매일 집안일에 약 120분을 소비하며 대부분의 집안일은 어머니가 수행한다. 그래서 빨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좀 더 편안한 방법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에서는 성차별 광고가 흔하다"며 "지난해 중국의 한 소비재 제조사는 바디 클렌징 세트 광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가 더 많이 난다는 식의 주장을 해 사과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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