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大)실리콘밸리·세제혜택으로 자국 기업 육성
수장 교체한 삼성, 빅테크 수주·GAA 등 기술력 향상 타이밍
24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최근 취임식에서 "대만은 첨단 반도체 제조와 AI 혁명의 중심에 있다"며 "대만 기업들이 반도체, AI 등 5대 핵심 산업에서 기회를 찾고,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대만에 돌아오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을 실리콘 섬에서 'AI 섬'으로 발전시키겠다며 반도체와 AI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라이 총통은 지난 3월에는 기업 좌담회에서 "대만이 전 세계 경쟁에서 무적 불패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 총통은 전임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공격적인 반도체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그는 타오위안·신주·먀오리 대(大) 실리콘밸리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만 정부는 이 계획에 20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1605㏊(헥타르)에 과학단지를 건설한다. 당장 올해 착공해 TSMC 신주과학단지까지 아우르는 연구개발(R&D) 및 생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올해 최대 규모의 기업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을 적극 지원한다. TSMC는 해마다 1조원이 넘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대만 정부의 반도체 전략 기조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의 TSMC 추격도 더 힘겨워질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업체 시장 점유율은 TSMC 61.2%, 삼성전자 11.3%로 49.9%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45.5%포인트에서 더 벌어진 것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프로세서를 독점 제조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빅테크들의 대형 수주도 TSMC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TSMC가 SK하이닉스와 협업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까지 노리면서 삼성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전영현 부회장으로 DS부문장을 교체한 만큼, 고성능컴퓨팅(HPC) 칩 분야를 중심으로 대형 고객사 잡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및 파운드리-HBM4 개발 협업을 통해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도 들린다. GAA는 기존 공정보다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더 높이는 기술이다. 6세대 HBM인 HBM4부터 파운드리와의 협업이 필요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HBM4 개발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지원으로 삼성전자의 남은 점유율도 위태로울 수 있다"며 "최근 우리 정부도 반도체 지원을 늘리고 있어 정부 간 대결도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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