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이날 추가 성명 내고 주장
의대생 제기 집행정지 심리 중인 항고심, 대법 등에
"5월31일 이전에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 내려 달라"
대교협, 다음주 중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심사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증원 처분을 심리하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있기 전까지 2025학년도 입시 모집요강 발표를 중단해 달라고 대학 총장들에게 요구했다. 법원에는 5월31일 이전에 의대생들의 집행정지 가처분을 결정해달라고 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7일 늦은 밤 성명을 내고 의대 정원을 증원 받은 대학 32곳 총장들을 향해 "의대생 1만3000여명의 고등법원 항고심 3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모집요강 발표를 5월31일까지 잠시 중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5월31일 이전에 의대생들이 신청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해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 달라"고 했다.
이들은 교육부를 향해서는 "대학들이 학내 절차에 따라 적법한 학칙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반영하는 대학의 학칙 개정에 대해 정부가 시정명령 등을 거론하며 대학을 압박하지 말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의교협은 앞서 이날 오전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3곳과 공동 성명을 내고,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의 의대 증원 취소소송 항고심 집행정지 신청의 기각·각하 결정에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고법 행정7부가 의대생들의 신청인 적격(다툴 권리)을 인정했음에도 이들의 집행정지 신청에 "의대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 결정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전의교협은 이번 성명에서도 "학자적 양심과 전문가적 식견에 기반한다"면서 동일한 논지를 이어갔다.
이들은 "교육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대학에 정원을 늘리는 것은 부실한 의학교육과 부실 의사 배출로 이어져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 건강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의료비 상승을 초래해 건강보험 재정을 더욱 빠르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의교협은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문제는 의료 환경에 따른 의사 분포의 문제일 뿐 총 의사 수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한국보다 훨씬 많은 의사를 보유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도 우리보다 더 심각한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문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자칫 불필요한 미래의 의사를 키우는데 들이는 비용을 지금 당장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회생하는 예산으로 투입한다면 의사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도 공공복리를 현재 바로 증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전의교협은 구체적으로 의료 영역에서 법적 안전망을 구비하고 의료수가를 합리화는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 필수의료를 회생시켜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수도권 병상 신설 등 집중화 촉진 정책을 취소하라며 "전방위적으로 지역의료를 회생시킬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시작해 달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의료계 측 법률 대리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서울고법 행정7부의 집행정지 기각·각하 결정에 대해 불복하며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했다.
그는 의대생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처분 취소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 3건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4-1부와 행정8-1부에도 신속한 결정을 요구했다.
해당 가처분 항고심 3건의 항고인으로 각 대학 의대생 총 1만3054명이 이름을 올렸다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의대 증원이 이뤄진 대학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등에 따라 5월31일까지 수시 모집요강을 공표해야만 한다.
앞서 지난달 말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뺀 31개교는 현재보다 1469명이 증원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담아 대교협에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심사를 신청했다. 대교협은 내주 심사를 마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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