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4월까지 계절적 변동 조정해 0.2%↓
"수년간의 상승과 몇 달간의 정체 이후 처음"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일 고공행진을 하던 미국 식료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현지시각) 미 CNN과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BLS)은 이날 식료품 가격(재택식품지수)이 계절적 변동을 조정해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품목별로 보면 같은 기간 달걀은 7.3%, 사과는 2.7% 하락했다. 신선과실·채소는 1.1%, 우유는 0.8%, 가금류는 0.6% 감소했다.
일부 품목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아침용 소시지는 3.4%, 밀가루는 3.2%, 햄은 1.8%, 베이컨은 0.8%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음식점의 음식 가격(가정 외 음식 지수)은 0.3% 상승해 전반적인 식품 가격은 변동이 없다.
미국 먹거리 상승 속도가 최근 둔화해 왔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4월부터 12개월 동안 식료품 가격은 1.1% 상승했으나 해당 기간 전체 인플레이션은 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햄은 3.4% 하락했고, 치즈는 3.3%, 생선과 해산물은 감자와 함께 2.1% 떨어졌다. 커피는 2%, 우유는 1.2%, 쌀은 1% 하락했다.
특히 사과는 12.7% 급락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격 상승의 대표적인 사례였던 달걀은 9% 하락했다.
다만 익히지 않은 쇠고기 구이는 10.1%는 상승했고, 핫도그와 익히지 않은 갈은 쇠고기는 6% 상승했다. 또 밀가루가 2.5%, 과일·야채가 1.7% 올랐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식료품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CNN은 "수년간의 상승과 몇 달간의 정체 이후 식료품 가격은 지난달 하락했다. 식품 쇼핑객들은 마침내 약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고 평했다.
앞서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공급망 불안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농작물 수출 제한, 기상 이변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 등으로 식료품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이후 2022년 6월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하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 연방기금 금리를 23년 만에 최고치인 5.25%에서 5.5%로 인상했다.
이 같은 조치에 점차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지난 2월에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이어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2% 하락한 것이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4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CPI 신장률은 2022년 6월 9.1%에서 작년 6월에는 3.0%로 떨어지고서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다가 올해 3월에는 3.5%로 상승했다.
4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시장에선 3월 0.4% 상승과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지수는 예상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3.6% 상승했다. 3월은 3.8%로 2월과 같았다.
전월과 비교해선 0.3% 올라 3월 0.4% 상승에서 감속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율 둔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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