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현성용 기자 = 대만의 한 인플루언서(网红·왕홍)가 타이베이 시내에서 지폐를 뿌리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현장엔 수천 명이 몰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영상이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져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인플루언서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됐다.


12일 타이베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팔로워가 16만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 '미스터R'은 SNS에 10일 밤 11시 타이베이 신이구에서 1000대만달러(약 4만2300원) 지폐를 나눠주겠다고 예고했다.

이 소식은 SNS에서 순식간에 확산됐고, 당일 현장엔 약 3000명이 몰렸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군중에 둘러싸인 미스터R이 스프레이건으로 지폐를 살포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서로 돈을 잡기 위해 손을 뻗쳤고, 몸싸움을 벌이며 뒤엉켰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 밀려난 사람들이 넘어지고, 밟히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넘어져서 부상을 입었다며 "2022년 한국의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참사가 생길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출동한 경찰이 이벤트를 중단시키고 군중들을 해산시켰다. 미스터R은 다음날 경찰에 출석해 대중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나쁜 의도는 없었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다"고 변명했다. 또 살포한 금액은 10만 대만달러(약 423만원)이며, 자신은 실제 현금만 뿌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미스터R이 사전에 행사를 신고하지 않았고,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공공위험을 초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현장에서 발견된 지폐 중엔 미스터R의 주장과 달리 장난감 위조지폐가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bc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