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레바논 침공 때도 전투기 인도 중단
집속탄 판매 금지는 80년대 후반에서야 해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라파 작전 포기를 위해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스라엘 최대 우방인 미국이 무기 공급을 중단하는 건 드물지만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80년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유사한 결정을 내렸었다.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포위하자 미국과 관계는 틀어졌었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를 폭격하는 등 공격을 확대했고, 미국이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양국 관계는 악화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메나헴 베긴 당시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며 작전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은 전투가 중동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레이건 대통령은 F-16 전투기 인도와 집속탄 수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당시 미국 관료들은 이스라엘이 미국 전투기로 레바논 목표물을 공격하는 한 F-16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전투가 멈춘 후에도 전투기는 즉시 인도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1년가량 미국은 F-16 전투기 75대 인도를 거부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병력 철수 협정을 체결한 이후인 1983년 5월에서야 전투기 인도 금지가 공식 해제됐다. 집속탄 판매 금지는 1988년까지 이어졌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 기자회견에서 왜 인도 거부를 해제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스라엘 군대는 지금 다른 나라가 떠나라고 하는데도 점령하고 있다. 우린 법에 따라 비행기 (인도 거부를) 풀어주는 게 금지됐다"며 "군대는 자국으로 돌아가고 레바논을 레바논으로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진정한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그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무장 진영으로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원자로 건설 현장을 폭격하자, 미국은 두 달 동안 이스라엘에 제트 전투기 최소 4대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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