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반전시위, 미·유럽 이어 한국에도 상륙

기사등록 2024/05/08 15:43:56 최종수정 2024/05/08 18:14:53

서울대 학생들 "인종학살 중단하라" 연좌농성

"식민지배 역사 공유하는 한-팔, 함께 해달라"

연세대 학생들 이날 오후 신촌역 행진 예정

앞서 美 대학가 중심으로 반전 시위 시작돼

[서울=뉴시스] 우지은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된 반전(反戰) 시위가 한국에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대학교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이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woozzi@newsis.com 2024.05.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연우 우지은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된 반전(反戰) 시위가 한국에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8일 서울대학교에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이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농성장에 모인 서울대 학생 20여명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단 텐트 앞에 모여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인종학살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교내에 설치된 고(故) 박종철 열사 동상에도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 '카피예'를 둘렀다.

오후 7시부터는 빔 프로젝트를 활용해 행정관 건물에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해방을) 문구를 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이들은 "라파는 울릉도보다도 작은 면적의 도시인데, 피란민이 모여 인구 밀도가 굉장히 높다"며 "이스라엘은 7개월 넘는 전쟁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을 라파에 몰아넣고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피란민을 공격하며 인종청소를 완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는 15일은 나크바(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팔레스타인 주민 실향)가 일어난 지 76년이 되는 날"이라며 "36년간 일제 식민 지배를 당한 한국인처럼 팔레스타인인도 이스라엘에 의해 주권을 부인당하고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식민 지배 역사를 공유하는 만큼,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한 행동에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직접 발언에 나선 팔레스타인 출신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 주마나 알라바비디(21)씨는 "이스라엘의 잔인한 점령에서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지상군 투입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5.08. kgb@newsis.com
한편, 이날 오후엔 연세대학교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 및 행진이 예정돼 있다.

연세대 학생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부터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 모여 시민단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신촌역 일대를 행진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대학가에서는 전쟁 발발 직후부터 반전,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달 18일 이후 미 전역의 약 50개 캠퍼스에서 시위와 관련해 2500명의 학생이 체포됐고, 진앙지로 꼽히는 컬럼비아대 등은 안전상 이유로 졸업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영국, 독일 등 유럽으로 반전시위가 확산했으며 한국 대학가에서도 서울대와 연세대를 중심으로 반전시위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라파에서 이집트로 통하는 국경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하마스를 대상으로 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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