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구인난'을 겪던 국민의힘에서 첫 원내대표 선거 도전자가 나오자 이철규 의원의 출마 여부를 관망하며 눈치작전을 펴던 후보들이 몸 풀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의원의 출마선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4·10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는 건 고난의 길이 될 것"이라면서도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 할지라도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촉매'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부족한 면이 있고 충분히 결집의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제가 먼저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내 결집을 촉구하는, 당내 뜻 있는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을 제외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마다 악역을 자처하고 당 구심(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분"이라며 "모든 분에게 공정한 기회 드려야 한다. 이 의원이라고 제외시키고, 안된다는 시각은 상당히 위험하고 문제가 있다"고 했다.
박대출·이종배(4선)·추경호·성일종(3선) 의원 등 자의반 타의반 후보로 거론되는 중진들은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의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요일(5일)까지가 등록일이니까 그때까지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도 기자들에게 "고민을 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송 의원이 첫 출사표를 던지며 공정한 기회를 강조하면서 이 의원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불출마 요구는 비윤계는 물론 친윤계 일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불출마 요구 등 당내 반발 기류에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명확한 거취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당 분란을 해소하기 위한 불출마는 물론 정치적 타격을 극복하기 위한 출마도 가능한 카드로 꼽힌다.
이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는 악역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불출마해달라 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 말아달라, 불출마해달라는 얘기를 한 사람은 우리 집 아내 외에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를 고심 중이냐'는 질문에 "나는 고심하지 않는다. 이미 결단을 하고 어떤 결심이든 결심이 서 있는 사람인데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의지는 이미 진작에 확고히 서 있다. 다만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선거는 당초 3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9일로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초선 당선인들의 요청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 의원의 부상으로 마땅히 나서는 후보군이 없어 연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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