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공시 지침 초안 공개
첫 타자 누구…CJ제일제당·고영테크놀로지 등 참여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연초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기업 밸류업 정책이 이르면 다음달 본격 시작된다. 다음달 기업 공시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대로 준비를 마친 기업들의 '첫 밸류업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들의 가치 제고 계획과 이행 과정 등이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2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은 상장사가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 목표와 달성 시점, 달성 계획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또 이듬해부터는 목표 달성 여부, 달성하지 못했다면 미달성 사유 등까지 공시하도록 한다.
의무는 아니지만 성실히 공시하고 계획을 이행한 상장사들에는 세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일단 금융위와 거래소는 공시 가이드라인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다음달 중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또 준비된 기업부터 적극적으로 공시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분·반기 및 사업보고서 등 법정공시가 아닌 만큼, 따로 공시를 올릴 수 있는 홈페이지 역시 다음달 중 공개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한국증권학회가 주최한 '한국증권학회 제1차 정책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5월 중 확정·발표해 이를 토대로 준비된 기업부터 적극적으로 공시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과 홈페이지 등 물리적 제반 여건이 마련되면 당장 다음달 첫 밸류업 공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당국과 함께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 참여해 온 상장사들부터 발을 뗄 가능성이 높다.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고 추가 의견을 수렴하는 이번 2차 세미나에는 코스피 상장사 대표로 CJ제일제당이, 코스닥 대표로 고영테크놀러지 관계자가 참석해 토론에 임할 예정이다. 이들이 밸류업 공시 첫 타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부 상장사들의 발빠른 정부 보조 맞추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많은 상장사들이 후발주자로 따라오게 할 인센티브가 결국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낼 촘촘한 공시 가이드라인과 강력한 인센티브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가 주최한 '기업 밸류업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우수 지배구조 기준이 과연 측정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기업 지배구조를 비롯한 비재무적 요소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주장은 실정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다" 등의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패널티 없는 자율적 참여를 못박고 있다. 이에 법인세 감면,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 인센티브 마련을 위해 총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2차 세미나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더 구체적이고 더 강한 결과가 없다면 실망감 유입이 불가피하다"며 "실질적으로 구체적이어야 고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밸류에이션 레벨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추후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 이에 따른 기업들의 액션 플랜, 진행 상황 등에 따라 ROE 전망이 변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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