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LI서 3세대 GAA 기술 학술 논문 발표
내년 양산 2나노 공정 도입 목표로 기술 개발 추진
TSMC '초미세공정 독주'에 도전장…생태계도 강화
GAA는 현존하는 최고의 반도체 소자 기술로, 앞으로 열릴 파운드리 업계 2나노 공정 경쟁의 성패가 달린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기반 파운드리 공정에 GAA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데 이어, 대만 TSMC나 미국 인텔보다 관련 기술의 성숙도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는 상황이어서 2나노 주도권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6월16~20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학회 'VLSI 심포지엄 2024'에서 2나노(SF2) 공정에 적용하는 3세대 GAA 특성 관련 논문을 발표한다.
VLSI(초대규모집적회로)는 ISSCC(국제고체회로)와 IEDM(국제전자장치회의)과 함께 손꼽히는 세계 3대 반도체 학회로, 최신 반도체 기술 논문을 발표하는 행사다.
삼성전자는 3세대 GAA와 관련해 "독자적인 웨이퍼 제조 공정을 도입해 미세화를 극복하고, GAA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가장 먼저 GAA 시대 열었지만…2나노서 빛 볼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GAA 기술은 반도체 내에서 전류 흐름을 조절해 증폭하거나 켜고 끄는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 차세대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전류 흐름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GAA는 트렌지스터 구조를 새로 설계, 전력 효율을 높인다.
GAA는 현재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부터 GAA 기술 연구를 시작했고,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적용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높은 생산단가, 모바일 등 제한적 고객사 등으로 3나노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3나노 공정 주도권은 미국의 애플과 협력 중인 대만의 TSMC로 넘어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에 연내 2세대 3나노 양산에 나서는 한편, 2나노 때 한 단계 진화한 3세대 GAA 도입을 추진해 GAA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TSMC, 인텔도 차세대 2나노 공정부터는 GAA 기술을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기술 경쟁에서 한발 앞서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독자적인 GAA 기술인 'MBCFET'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데, 세대가 진화할수록 성능과 효율 면에서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GAA 기반 3나노 1세대 공정은 이전 공정인 5나노와 비교하면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 전력 45% 절감 효과가 있고, 반기 양산에 들어가는 2세대 3나노 공정의 경우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 전력 50% 절감 효과를 볼 전망이다. 이어 3세대 MBCFET 역시 면적 축소에 따른 집적도가 높아지고, 전력 손실도 50% 이상 감소하는 등 성능 개선이 기대된다.
◆Arm 등 2나노 제조 생태계 강화…신기술 개발 협력도
삼성전자는 3세대 GAA 기술을 앞세워 2나노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현재 4000가지 이상의 IP(설계자산) 타이틀을 보유한 50개 이상의 IP 파트너와 협력 중이다. 특히 올해 초 팹리스(설계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IP 업체 'Arm'사와 GAA 공정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모바일, 고성능컴퓨팅(HPC) 등 고성능∙저전력 반도체가 필요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학회를 통해 IBM과 함께 진행 중인 후면전원공급 기술 개발 상황도 소개한다.
삼성전자의 MBCFET 기술은 더 큰 전류를 구동하기 위해,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을 와이어(선)에서 나노시트(면) 형태로 개발했는데 두 회사는 GAA의 나노시트 트랜지스터 기술을 차세대 반도체 전력 공급 기술인 BSPDN(후면전력분배네트워크)와 통합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도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며 앞으로 0.1나노를 뜻하는 '옹스트롬(Angstrom)' 수준으로 경쟁 구도가 치열해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가장 큰 기술 난관 중 하나인 전력 효율 문제를 다양한 신기술을 앞세워 극복하며, 2나노 주도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